매일신문

[사설] 윤 대통령을 고발한다고 이재명 비리 의혹이 덮어지나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데 대해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과 '윤석열 대통령 고발' 카드까지 꺼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5일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수사당국이 봐주기로 일관한다면 특검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때 김 여사의 주가 조작 혐의 부인 발언을 두고 "지금 보니 주가 조작이 명명백백해서 당시 후보 발언이 당선 목적의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된다"고 했다.

속이 뻔히 보이는 정략(政略)이다.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와 각종 비리 사건 연루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사실에 쏟아지는 국민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물타기라고 할 수밖에 없다.

김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은 문재인 정부 때 친여(親與) 검사들이 수년간 조사했다. 하지만 김 여사를 기소하지 않았다. 김 여사의 조작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김 여사의 주가 조작과 윤 대통령의 '거짓말'을 기정사실화했다. 그 근거는 한 언론매체가 공개한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 간의 통화 녹취록이다. 그러나 이것이 김 여사의 주가 조작을 입증하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증권업계의 진단도 갈린다. 대통령실의 해명대로 김 여사가 기소된 이모 씨에게 '일임 매매'를 맡긴 사실을 입증하는 것으로, 윤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는 언론매체의 주장은 주식 매매 절차에 대한 무지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특검은 검찰 수사가 미흡하면 하는 것이다. 이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나오는 의견이다. '처럼회' 등 당내 강경파가 특검법을 발의하자 우상호 비대위원장, 전해철 의원 등이 국정조사로 하자고 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과 '윤 대통령 고발' 카드로 이 대표의 비리 의혹이 덮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면 참으로 오산이다. 이 대표도 죄가 없다면 민주당이 치는 '방탄막' 뒤에 숨을 게 아니다. 당당하게 조사받고 결백을 입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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