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O자 다리, 치료해야 할까?

다리 전체 정렬 상태, 각도 등 계산해 '오다리' 판단
오다리 교정의 수술적 치료 '근위 경골 절골술'…바깥쪽 연골은 건강해야 가능

정상(왼쪽), 오(O)자 다리(오른쪽).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제공
정상(왼쪽), 오(O)자 다리(오른쪽).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제공

'무릎 사이가 벌어진 오(O) 다리, 치료를 받아야 할까?'

일어서서 차렷 자세를 했을 때 양 무릎이 맞닿지 않고, 그 사이에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다리가 벌어졌다면 흔히 '오다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오다리는 다리 모양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 다리의 전체적인 정렬 상태가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대퇴골 부분의 변형이 있는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또한 종아리뼈의 변형 때문인지에 따라서도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오다리의 경우 미용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다리 환자는 나이가 들수록 무릎 안쪽 연골의 마모 속도가 빨라지면서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이 빨라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오다리의 원인은?

오다리를 유발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나 활동, 운동 및 직업으로 인한 생활 습관 등으로 다리가 휘어질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발달한 좌식 생활은 무릎 관절에 하중이 많이 가해지는 자세로, 연골 손상이나 관절염으로 이어지기 쉽다.

비타민D 부족으로 발생하는 구루병과 같이 칼슘이나 인의 불균형으로 인해 오다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외상으로 생긴 다리 변형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경우에도 오다리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세균 감염이나 퇴행성 관절염이 오다리를 유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젊을 때는 괜찮다가, 나이가 들며 무릎 관절에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하면서 점점 다리가 'O'자로 휘는 경우가 제일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근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벌어진 정도만 가지고 '오다리가 심하다'거나 '괜찮다'를 판단하기는 힘들다"며 "병원에서 다리 전체의 길이를 엑스레이로 촬영한 뒤 정렬 상태와 각도를 계산해 봐야 오다리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다리 치료를 해야 하는 이유는?

오다리를 방치할 경우 무릎의 안쪽으로 체중이 점차 집중되게 된다. 이 경우 무릎 안쪽 연골이 닳게 되고, 연골이 닳게 되면 다리가 더욱 변형이 되면서 다시 체중이 안쪽으로 쏠려 오다리가 심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따라서 이 같은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오다리 교정을 통해 연골 손상을 막아야 오다리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근위 경골 절골술의 과정.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제공
근위 경골 절골술의 과정.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제공

◆근위 경골 절골술

오(O)자로 변형된 다리 모양을 근본적으로 교정하기 위해서는 수술적 치료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보통 퇴행성 관절염이 심해지면 인공관절 치환술을 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근위 경골 절골술'은 인공관절 수술을 할 정도까지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그 중간 단계에서 무릎 관절염 진행을 차단하고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하는 수술이다.

근위 경골 절골술은 무릎 관절의 종아리뼈(경골)을 잘라서 교정하는 수술 방법으로, 무릎 내측에 집중되는 무게 중심을 분산시켜 다리를 교정하는 수술이다.

즉 수술 전에는 체중이 무릎 안쪽 관절로 실렸다면, 수술 후에는 체중이 약간 바깥쪽으로 실리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수술 후에는 휘었던 다리가 교정되고 무릎에 체중이 골고루 분산돼, 무릎 통증 완화와 관절염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교수는 "근위 경골 절골술은 오다리가 있는 모든 환자에게 다 시행할 수 있는 수술이 아니다"며 "무릎 안쪽 연골은 닳아 있지만 바깥쪽 연골은 건강한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근위 경골 절골술의 단점은?

근위 경골 절골술은 다른 수술에 비해 재활 기간이 다소 긴 편이다. 수술 후 목발을 약 6주에서 8주 정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수술 후 빠른 시일 내에 업무 등 일상에 복귀를 해야 되는 환자들이 수술을 망설이게 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또 다른 단점은 근위 경골 절골술 시 뼈 고정을 위해 사용했던 금속판과 금속나사를 약 1년 뒤 제거하는 수술을 한차례 더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금속판 및 금속나사 제거 수술 이후에는 재활이 거의 필요가 없어, 입원 기간을 제외하면 바로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수술 후에는 퇴행성 관절염이 완치될까?

근위 경골 절골술 후 무릎에 통증이 감소하고, 오다리가 교정돼 추가적인 수술 없이 잘 지내는 환자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수술을 잘 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관절은 다시 닳기 때문에 점점 원래 다리 모양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을 보인다.

수술 후 환자가 힘이 많이 드는 노동을 하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에는 다시 원래 다리 모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또한 근위 경골 절골술을 통해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을 늦출 수는 있지만 진행 자체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수술 후 통증 등이 심해지면, 인공관절 치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교수는 "오다리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미용상 문제로 받아들이기 쉬운데, 미용만의 문제라기보다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오다리가 점점 진행된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정형외과를 방문해 무릎 관절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재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이재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도움말 이재근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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