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업에서 퇴직한 뒤 직장에 다니는 자녀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등재된 은퇴 생활자 A(61) 씨는 2년 뒤로 예정된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앞당길지 고민 중이다. 이달부터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자칫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A씨는 국민연금을 수령할 경우 매달 110만원 정도를 받게 된다. 여기에 주식에서 나오는 연간 500만 정도의 배당 소득 등을 포함하면 연간 소득 기준으로 피부양자 자격 기준인 2천만원에 근접하는 상황이다.
A씨는 "앞으로는 연금을 조금 적게 받더라도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실시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으로 연금을 조기에 받으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국민연금을 조기에 받을 경우 수령 연금이 깎이게 되지만, 피부양자 탈락 우려로 손해를 감수해가면서 연금을 더 일찍 받으려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번 개편에 따라 연간 합산소득(금융·사업·근로·연금 소득 등)이 2천만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더 일찍 받으려는 사람이 급격히 늘었다.
조기노령연금 월평균 신규수급자는 ▷2019년 4천467명 ▷2020년 4천324명 ▷2021년 3천976명 등으로 감소했지만, 올해(6월까지)는 4천829명으로 증가했다.
조기노령연금은 수급 연령에 도달하기 전 1∼5년 앞당겨서 받도록 한 제도로, 연금을 1년 일찍 받을 때마다 6%씩 연금액이 깎인다.
최 의원은 "소득이 있는 곳에 사회보험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연금소득으로 살아가는 노인들의 소득보장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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