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검찰 소환 거부한 이재명, 무엇이 그렇게 두렵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조사를 위해 6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는 검찰의 요구를 거부했다. 예견됐던 바다. 이 대표는 검찰이 출석을 통보했을 때 "먼지 털기 하듯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 가지고 꼬투리 잡고, 적절치 않다"며 불출석을 시사했다. 그리고 민주당은 5일 '불출석 권고'를 결정했다. 이 대표가 '신호'를 보내고 당이 '방탄막'을 쳐준 것이다.

피의자는 자기 방어를 위해 소환에 불응할 수 있다. 하지만 죄가 없다면 출석은 오히려 이 대표가 스스로를 돕는 길이다. 결백을 입증할 더없이 좋은 판을 검찰이 깔아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의 불출석은 뭔가 구린 게 있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 이는 검찰이 적시한 혐의가 언론 보도를 통해 1차적으로 확인된 '팩트'라는 점에서 합리적이다. 이 대표의 주장처럼 "말 꼬투리 하나 잡은 것"이 아니다.

이를 수사해 확인하고 기소나 불기소를 결정하는 것은 법률이 정한 사건 처리 절차다. 여기에서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바로 '법 앞에서 평등'이란 법치의 대원칙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런 사법 절차를 거부했다. '법 앞에서 평등' 원칙이 면제되는 '특수 계급'이라도 되나?

검찰의 출석 요구를 '정치 문제화'한 민주당의 행태는 더 한심하다. 검찰의 수사를 정권 차원의 음모로 모는 '정치적 음모'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정치인이지만 그의 혐의는 '정치 문제'가 아닌 극히 개인적인 문제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몰아 불출석을 권고함으로써 '이재명 사당(私黨)'임을 재확인시켰다.

이 대표의 불출석은 대장동·백현동 특혜, 성남 FC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이 대표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여러 의혹 사건 수사에 앞으로 이 대표가 어떻게 대응할지 가늠케 한다. 이번처럼 당을 앞장세워 '정치 보복'으로 몰며 소환 불응으로 일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뭔가 구린 게 있다는 의심은 확신을 향해 질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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