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가 남긴 상처가 깊다. 하루 강수량 500㎜가 넘는 비와 강풍에 포항은 물바다가 됐다. 시간당 최고 강수량은 110㎜가 넘었다. 예측 수준 이상이었다. 역대 기상 관측 기록은 참고할 기록일 뿐이다. 현실은 전혀 달랐다. 압도적인 강수량도 그렇지만 전례 없던 재해라는 점에서 경각심은 커진다. 방재 시스템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다.
물에 잠긴 포항은 큰 슬픔에 잠겼다. 우선 인근 지류 하천의 갑작스러운 범람에 한 아파트에서만 7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포항제철소 용광로 3개가 창립 이후 49년 만에 처음으로 동시 정지한 것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예측 범위 밖에 있었다. 통계와 예측으로 대비한다는 21세기에 태풍 힌남노가 스쳐 지나가면서 일어난 일이다. 최근 자연재해의 각종 지표는 100년 빈도도 안심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이상기후에 따른 온도 상승, 국지성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는 연신 최고치를 넘어선다. 기상이변은 수시로 일어나 더 이상 이변이 아니고, 초대형 태풍도 또 올 수 있다.
지하 주차장 침수 사고를 겪은 인덕동 아파트와 지류 하천의 거리가 150m 정도이고, 건천이라는 건 자연재해 앞에서 무의미한 분석이다. 범람한 물은 8분 만에 지하 주차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파괴적이었다. 힌남노의 습격에서 상기해야 할 위험 요소다. 선험적 대비책도 배워야 한다. 2003년 태풍 매미로 18명이 목숨을 잃은 창원시 합포구에서는 2003년 이후 방재 언덕 차수벽, 배수펌프장 신설은 물론 주민 대피 등에 과하다 싶을 만큼 만전을 기하고 있다.
포항의 고통을 남의 집 불구경하듯 봐선 안 된다. 대구도 시간당 최고 강수량 70㎜ 이상이면 상당 지역이 침수 피해에 노출될 거라고 한다. 피해를 최소화할 방재 시스템이 긴요하다. 지열발전소 지진 등으로 자연재해 피로도가 높았던 포항에는 전 국민적 응원이 필요하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것도 당연하다. 범정부적 노력으로 복구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제철의 자존심 포항 역시 낙담하지 말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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