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하면 영주 소수서원이나 안동 도산서원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대구에도 그 서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도동서원이 있다. 이러한 서원은 조선시대 지방 사립 교육을 담당했던 중요한 교육 기관이다. 따라서 저명한 유학자들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고, 유생들을 교육시켰던 곳이다.
도동서원은 한훤당 김굉필 선생을 기리고자 세운 서원이다. 우리나라 5대 서원 중 하나로 꼽히며,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보존된 47개 서원 가운데 하나이다. 원래 쌍계서원이란 이름으로 세워졌지만,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선조 37년(1604)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 중건하였다. 광해군 2년(1610)에 '도동서원(道東書院)'이라 사액 되었는데, '공자의 도가 동쪽으로 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대니산 끝자락의 낙동강변에 자리 잡은 도동서원은 주변의 풍광이 빼어나다. 낙동강 건너 고령 땅 개진들이 한 눈에 들어오며, 그 뒤로 완경사의 산록사면을 따라 서원이 배치되어 있다. 흙과 기와로 쌓은 담장을 두른 서원이 검소하고 단아하면서도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더욱이 서원 건립을 기념하여 한강 정구 선생이 심었다는 40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사방으로 늘어진 가지를 한 끗 드리운 채 역사와 품격을 더해준다.
도동서원은 규모부터 방문객을 압도한다. 서원의 정문인 수월루와 환주문을 지나면, 웅장한 모습의 강당인 중정당과 유생들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가 있다. 중정당 뒤편에 있는 돌계단을 오르면 사당으로 들어가는 내삼문이 있다. 서원의 앞에는 학문을 연구하는 강학 영역인 강당과 기숙사가 있고, 뒤에는 제사를 지내는 사당을 배치한 전학후묘의 구조이다.
도동서원은 성리학적 세계관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서원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적인 구성과 배치 형식이 가장 규범적이며, 공간 구성도 빼어나다. 1600년대에 건립된 강당과 사당 등은 당시 서원과 사묘 건축을 대표할 만큼 매우 훌륭하고, 서원을 둘러싼 담장과 석물들도 우수하여 보물 제350호로 지정되었다. 특히 서원이 가져야 할 규범을 완벽히 갖추고 있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2007년 사적 제488호로 지정되었다.
이 서원의 건립에 대한 특별한 전설이 전해온다. 길재와 김종직에서 조선 성리학의 맥을 이어받은 김굉필을 추모하기 위해 전국의 유생들이 돌을 하나씩 가지고 와서 세웠다고 한다. 따라서 높다란 중정당 기단을 보면 크기와 색깔이 다른 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이 빈틈없이 서로 맞물려서 일체가 되어 조화를 이루고, 그 사이로 용두석을 배치하고 있다.
도동서원은 2011년 다른 8개 서원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 유산 잠정 목록으로 오르고, 2019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정식 등재되었다. 도심 가까이에 조선시대 영남학파 융합의 본산인 도동서원이 있다는 것은 여간한 자랑이 아니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 영남 유림의 중심지가 대구였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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