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여야 정치권은 추석 민심 새겨들어라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이번 추석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다. 오랜만에 가족과 친척이 만나서 정을 나눠야 할 추석이지만 지역민들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한국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태풍 피해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시와 경주시는 막대한 피해를 당했다. 포항에서만 피해액이 1조7천억 원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1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추석을 앞두고 닥친 상황이라 황망하기 이를 데 없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정치권과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하다.

장바구니 물가는 초비상이다.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 비중이 큰 먹거리 물가가 고공 행진을 하고 있어 서민 생활은 갈수록 곤궁해질 수밖에 없다. 고물가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낮춰 살림살이를 더 팍팍하게 하고 소비 심리까지 위축시켜 경기 침체를 불러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가를 잡지 못하면 민심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포항의 비극을 위로해줘야 할 정치권은 정쟁만 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 간 진흙탕 싸움만 벌이고 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방탄당'으로 전락했다. 여야가 민생을 위해 경쟁하는 모습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민심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지만 정치권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포항과 경주를 찾아 태풍 피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포항을 찾아 보상과 복구 지원을 약속했다. 여야 정치권은 포항·경주 태풍 피해 복구와 추석을 계기로 과오를 반성하고 국민을 위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추석 민심을 귀담아듣고 국민이 원하는 민생에 올인해야 한다. 한번 떠나간 민심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정치권은 극한 대치를 풀고 태풍 피해 복구와 민생 해법 찾기에 함께 나서길 촉구한다. 정부와 여야가 포항의 눈물을 닦아주고 물가 관리를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것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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