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정진석 비대위, 여당 안정에 총력 쏟고 李 전 대표도 자제해야

국민의힘이 8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정진석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달 26일 법원이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를 결정한 뒤 비대위 전환 요건을 손질(당헌 개정)해 새로운 비대위를 출범시키게 된 것이다.

국민의힘(전신 포함)은 2010년 이후 12년 동안 10번째 비대위(정진석 비대위 포함)를 출범시켰다. 평균 1.2년에 한 번 비대위를 출범시킨 셈이지만, 성공작으로 평가받는 비대위는 2011년 12월 출범한 박근혜 비대위뿐이다. 당내 역학 구도에 밀려 비대위가 별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에 비해 정 위원장은 불리한 조건이다. 과거 박 위원장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전권을 쥐고 당 혁신을 지휘할 수 있었지만 정 위원장은 그때처럼 당내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지 않다. 무엇보다 역대 비대위 때는 선거 패배 같은 위기 속에서 '뭉치고 희생해야 한다'는 의식이 당 구성원들 사이에 존재했다. 하지만 현재는 '당원 간 불신'이 팽배해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 비대위가 '습관성 체제'로 전락하지 않도록 세밀한 방안을 마련해 여당을 안정시켜야 한다.

정 비대위의 당면 과제는 이준석 전 대표 측이 제기한 '당헌 개정 전국위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과 '새 비대위 가처분 신청' 등 법정 다툼이다. 법원 결정에 따라 '정진석 비대위'가 흔들릴 수도 있다. 여당의 비대위 체제가 또 무너진다면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 것이다.

이 전 대표와 각을 세웠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자진 사퇴했다. 이제 이 전 대표도 멈춰야 한다. 그만하면 자신의 뜻과 명분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전달했다고 본다. 자기만 옳다는 생각, 자신이 피해자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당을 계속 때리고 찌른다면 결국 그 피해는 이 전 대표 본인과 여당, 국민이 입을 수밖에 없다. 여당이 내부 분란으로 세월을 보내는 것은 민생경제로 고통받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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