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성인용품인 리얼돌이 떨어져 차량 지붕이 파손된 사건과 관련, 경찰이 탐문수사로 용의자를 찾기로 했다. 리얼돌에서 채취한 유전자 정보(DNA) 만으로는 용의자 특정이 어려워서다.
11일 인천 논현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근 리얼돌에서 채취한 DNA를 분석한 뒤 "용의자를 특정할 수 없다"고 경찰에 회신했다.
DNA 분석 결과 용의자 성별은 남성으로 확인했으나 국과수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된 DNA와 일치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이 리얼돌이 15층짜리 아파트 1개 동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용의자를 찾기 위해 탐문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아파트 고층부에 사는 4∼5세대는 이미 경찰의 DNA 채취에 협조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주로 면봉을 입 안에 넣고 문질러 구강 상피세포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같이 채취한 DNA를 다시 국과수에 보내 일일이 분석해야 하다 보니 용의자를 특정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월 21일 오후 2시 15분쯤 인천 남동구 서창동의 한 15층짜리 아파트에서 리얼돌이 떨어져 주차된 한 차량 지붕이 파손됐다는 112 신고를 접수했다.
차주 A씨는 당초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차량 파손 부위를 발견하고 신고를 했다. A씨의 차량 윗부분은 무게 15㎏이 넘는 낙하물에 의해 심하게 찌그러진 상태였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보관 중이던 리얼돌을 압수해 DNA를 채취한 뒤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 리얼돌은 얼굴과 팔다리가 없었다.
아파트단지 내 폐쇄회로(CC)TV나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에는 리얼돌 추락 장면이 담기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차량 윗부분이 파손된 점을 비춰볼 때 아파트 1개동에서 리얼돌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리얼돌 주인이 특정되면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라며 "주민들에게 협조를 구해 계속 탐문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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