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세금 빼먹기 잔치’로 드러난 文 정부 태양광 지원 사업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1차 표본조사 결과 점검 대상 금액 2조1천억 원의 12%에 해당하는 2천616억 원의 세금이 불법적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지원을 위해 12조 원을 지원한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이 '세금 빼먹기 잔치'였음이 확인된 것이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 등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차 표본조사를 한 결과 2천267건의 불법·부당 사례가 적발됐다. 허위 세금 계산서를 발행해 공사비를 부풀리고, 가짜 서류로 불법 대출을 받은 것은 물론 무등록 업체와의 계약, 쪼개기 수의계약, 입찰 담합 등 불법·부당 행위가 판을 쳤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금융 지원사업과 관련한 위법·부적정 대출이 1천406건이나 됐고 적발된 금액만 1천847억 원에 달했다. 문제는 이번에 확인된 불법·부당 행위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데 있다.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전국 226개 기초단체 중 12곳, 전체 사업비 12조 원 중 2조1천억 원만 표본으로 조사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전수 조사를 하면 세금 빼먹기 사례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문 정부는 탈원전·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졸속·급행으로 추진하면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전력 연구·개발(R&D) 사업 등에 천문학적인 세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예산 지원에 대한 관리·감시를 소홀히 해 세금을 빼먹기 위한 불법·부당 행위가 판을 치도록 방치했고, 결국 국민 세금이 눈먼 돈이 되고 말았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나랏돈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새도록 한 것은 문 정부 책임이다. 태양광 사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도 정작 예산 지원과 관련한 관리·감시는 손을 놓았다. 전수 조사로 불법·부당 행위를 밝히는 것은 물론 문 정부 관계자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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