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하(물파·物派).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 단어는 1960년대 말 이우환 작가가 주도한 일본의 예술 운동이다.
물체를 뜻하는 '모노'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돌이나 철판, 유리, 전구, 면, 스펀지, 종이, 나무, 철사, 밧줄, 가죽 등 자연 재료나 공업 재료의 물성을 탐구하는 미술 사조다. 동아시아를 넘어 현재까지도 세계 현대미술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예술 운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갤러리신라 대구가 모노하의 대표 작가 6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모노하와 태도들(Mono-ha and Attitudes)'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모노하 관련 전시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변미정 갤러리신라 큐레이터는 "참여 작가들은 자연·공업 재료를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공간과 상황에 재배치하는 세밀한 작업들을 해왔다"며 "전통적인 예술방법론들을 재고하고 동시대 작가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대안으로 일상에서 조우하는 사람들과 사물들과의 관계에서 예술의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모노하의 태동 이전부터 모노하에 대한 중요한 개념을 제시했던 곽인식의 1960~1980년대 작품, 모노하 작가와 작품에 대한 깊은 성찰, 비평을 통해 모노하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이우환의 판화 작품을 볼 수 있다.
나무토막 등으로 경계의 확장을 보여주는 키시오 스가의 1990년대 드로잉, 조각과 1960년대부터 숯 작품으로 주목 받았던 나리타 가츠히코의 숯 연작 드로잉도 전시돼있다.
또한 구멍을 파낸 흙을 원통형으로 쌓아 올린 '위상(位相)-대지' 작품으로 일본 미술계에 충격을 안겼던 세키네 노부오의 금지화(金紙畫) 작업, 부재성과 실재성을 둘러싼 회화 작품으로 모노하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다카마츠 지로의 판화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 모노하를 해석한 비평가이자 작가인 조셉 러브(Joseph Love)의 작품도 모노하에 대한 내용이 담긴 기사, 잡지 등 아카이브 자료와 함께 전시됐다.
특히 갤러리신라 대구는 이번 전시와 발맞춰, 전시와 같은 제목의 다자연구서 '모노하와 태도들'을 내달 말 출간할 예정이다.
이광호 갤러리신라 대표는 "국내 연구자 3명, 일본 연구자 3명, 프랑스 연구자 1명 등 국내외 젊은 연구자들이 주축이 돼 집필한 이 연구서는 각국에서 모노하를 보는 시선과 모노하가 서로의 문화에 끼친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며 "또한 모노하에 대한 태도를 오늘날의 시점에서 이해, 점검하고 미학과 예술에 대한 태도를 찾아가고자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5일까지. 053-422-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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