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추진이 차질을 빚는다는 이유로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으면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거짓말을 한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재개됐다.
검찰은 지난달 7일 임 전 부장판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김 대법원장을 찾아가 사표를 제출한 경위, 당시 김 대법원장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조만간 김 대법원장도 조사한다고 한다.
김 대법원장은 2020년 5월 임 전 부장판사가 담낭 절제 등 건강상의 이유로 사표를 내려고 하자 "지금 (민주당이)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를 수리했다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나"며 거부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고, 이 같은 답변을 국회에도 제출했다.
하지만 보도 다음 날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그 후의 행보도 논란이었다. 비난이 빗발치자 "9개월 전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사실과) 다르게 답변한 것에 송구하다"고 했다. '기억나지 않는다'며 빠져나가려 한 것이다.
사법부의 존립 근거는 독립과 신뢰이다. 김 대법원장은 이 모두를 무너뜨렸다. 당시 여당의 눈치를 보며 사표 수리를 거부해 독립을 무너뜨렸고 거짓말을 해 신뢰를 무너뜨렸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과 국민의힘 등이 직권 남용과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그 전에 사퇴했어야 했다.
이뿐만 아니다. 대법원장 공관 리모델링을 하면서 4억7천만 원을 다른 예산에서 무단 전용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데 이어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됐다. 리모델링 뒤에는 서울 강남 아파트 분양에 당첨된 아들 가족이 들어와 1년 넘게 공짜로 살도록 해 '공관 재테크' 논란을 빚었다. 또 한진 그룹 일가의 각종 사건이 법원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한진 법무팀 사내 변호사인 며느리가 회사 동료를 공관에 초청해 만찬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작년 6월 김인겸 당시 법원행정처장과 임 전 부장판사를 서면조사한 이후 1년 2개월가량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뭉갠 것이다. 하지만 검찰이 명예를 회복할 길은 아직 있다. 신속히 수사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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