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직격탄을 맞은 포항제철소의 공장 정상화가 기약 없이 늦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철소 안팎에서 나온다고 한다. 고로와 파이넥스는 가동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완제품을 만드는 압연 라인의 경우 아직까지도 뻘밭을 방불케 할 정도로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는 게 현지 전언이다. 공장 설비를 뒤덮은 진흙을 완전히 제거해야만 시설의 복구 및 가동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하니 예삿일이 아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압연 라인을 뜯어 오는 시나리오까지 검토하면서 포항제철소 정상화 시기를 올해 말로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완전 침수된 압연 라인 설비 전체를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설비 상태가 최악이어서 복구에 얼마의 시간이 소요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철강제품 생산의 35%를 책임지는 포항제철소의 완제품 생산 라인이 하염없이 멈춰 선다면 그 후폭풍은 막대할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로 국내 경제가 큰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에서 '산업의 쌀'이라는 철강제품 공급마저 부족해진다면 충격파는 건설, 자동차, 조선, 전기전자, 조립금속, 일반 기계 등 국내 산업 전 분야에 미치게 된다.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많은 협력사들도 사업장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제철소의 후공정 생산 중단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협력사들이 줄도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포항 경제도 걱정이다. 포스코 의존도가 절대적인 포항 특성상 포항제철소 정상화가 늦어질수록 지역 경제에 미칠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포스코는 말할 것도 없고 정부도 이런 상황들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 진상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 민관 합동 조사단이 꾸려진다고 하는데 피해 복구를 위한 정확한 진상 조사를 최우선 활동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조사단이 포스코 측의 힌남노 대비·대책 부실을 따져 볼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잘잘못은 공장 정상화 이후에 따져도 늦지 않다. 포항제철소의 빠른 정상화에 포스코와 지역사회, 정부는 힘을 합쳐야 한다. 포항제철소 가동 중단에 따른 철강제품 공급난 충격파를 줄일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책도 함께 강구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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