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치밀한 준비로 반드시 유치해야

경북 구미시가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방산혁신 클러스터, 메타버스 중심도시 조성 등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이종호 과기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잇따라 구미를 방문, 구미와 대구경북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주요 관계 장관들이 구미를 방문하고, 지역 혁신을 위한 R&D 투자 강화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고 해서 그것을 곧 반도체 특화단지 등 첨단 전략산업 구미 유치 '청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구미는 반도체 전 공급망이 완비돼 있어 특화단지 조성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구미시뿐만 아니라 충북도, 광주시와 전남도 등이 반도체 단지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충북의 경우 청주와 괴산을 중심으로 경기도 용인, 이천, 화성, 평택 및 충남 천안 등과 연결하는 'K-반도체 벨트' 개념으로 정부에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2009년 8월 충북 오송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에서 보았듯 타 시도의 준비는 대구경북의 예상 이상으로 치밀하다.

정부는 올해 10월 안에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 절차와 요건을 고시하고 수요 조사에 이어 12월~2023년 1월 안에 특화단지를 지정할 계획이다. 주요 관계 부처 장관들에게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주도 과학기술 발전을 강조하고, 지원을 요청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가 어떤 점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지, 어떤 부문의 가능성에 더 주목하는지 면밀히 파악해 '육성 계획'을 치밀하게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경북도는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실현 목표에 부응하는 '경북 반도체 산업 초격차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구미시의 인프라를 중심으로 대구(DGIST·센서), 포항(포스텍·차세대 전력 반도체), 울산(소재·부품·장비) 등 삼각 협력 체계를 구축해 반도체 기업, 연구소, 전문 인력 양성 등 모든 면에서 구미가 차세대 반도체를 이끌 최적지임을 보여 주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대구경북은 기대했던 국가 사업에서 이미 여러 번 고배를 마셨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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