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부동산 시장 폭락 현실화, 정부 연착륙 대책 시급하다

주택 가격 급락과 깡통 전세 급증 등 전국의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전국 주택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세종(-1.03%) 인천(-0.64%) 대구(-0.62%) 등의 급격한 집값 하락 탓에 전국 주택 종합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이 7월(-0.08%)보다 큰 -0.29%로 하락 폭이 확대됐다. 전국 주택 종합 전세 가격 역시 8월 -0.28%로 7월(-0.08%)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부동산 시장 대폭락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셈이다.

주택 가격 하락에 따라 전셋값이 매매 가격을 추월하는 깡통 전세는 수도권에서조차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상 전세가율(주택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이 80%를 넘으면 깡통 전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서울의 25개 구(區) 중에서 14개 구의 빌라가 깡통 전세 위험에 빠져 있다는 소식이다. 수도권 13개 동(洞)에서는 아예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추월해 버렸다. 정부는 지난 6월 30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일부 지역의 규제를 해제했지만, 아직 투기과열지구 43곳, 조정대상지역 101곳이 남아 있다. 주택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한 규제 정책이 주택 가격 폭락 장세에서 더 이상 유효할 수는 없다. 자칫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초래해 안 그래도 침체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에 더 큰 부담을 안겨 줄 수 있다.

부동산 시장 하락은 이제 대세로 굳어진 듯 보인다. 비록 손해를 보더라도 침체 국면의 부동산 시장에서 벗어나려는 투자자 및 실수요자들에게 탈출 기회를 제공해야만 연착륙이 가능하다.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우려가 전혀 없는 지방 도시까지 구태여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묶어 규제할 이유가 남아 있지 않다. 주택 가격 하락 국면에서도 거래는 가능하도록 숨통을 열어 두어야 한다. 또한 주택 가격 폭락 속에 다주택자에게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취득세 등을 중과하는 조정대상지역 규제는 '국민 약탈'에 가깝다. 더 늦지 않게 부동산 규제 해제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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