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진석, 尹 지키려 그 자리에? 이준석 징계 문자 사과하라"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촬영된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휴대전화 화면에 정 비대위원장이 유상범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가 보인다. 정 비대위원장의 "중징계중 해당행위 경고해야지요" 메시지에 유상범 의원이 "성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고 답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문자 내용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달 8월 13일 제가 유상범 의원에게 보낸 문자"라며 "저는 비대위원장이 아니었고 평의원이었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또 찍혔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신의 기사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소속 유상범 국회의원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징계와 관련해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사실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19일, 더불어민주당이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려고 그 자리에 앉았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징계는 물론, 이준석 전 대표 '제거'를 위해 당 비상상황이 의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시각 등을 근거로 비판을 이어나갔다. 읽기에 따라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비호로 해석할 수 있는 내용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황명선 대변인 명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지키려고 그 자리에 앉았습니까?'라는 제목의 논평을 서면으로 공개, "정진석 위원장과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이 이준석 전 대표 징계와 관련해 주고받는 문자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문자를 작성한 시점이 지난 8월 13일이라고 하더라도 당시 비대위원장도 아니었던 정진석 위원장이 무슨 권한으로 당 윤리위원에게 중징계를 경고하라고 주문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문자메시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의총) 중 정진석 위원장 휴대전화 화면을 통해 노출됐는데, 이에 대해 정진석 위원장은 "자신이 비대위원장이 되기 전에 주고받은 문자"라고 해명한 바 있다. 즉, 한달여 전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이날 다시 열람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황명선 대변인은 오히려 비대위원장이 아닌 상황에서 윤리위 소속 유상범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징계 관련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논평에서는 "유상범 의원이 정진석 의원과 징계를 상의한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 오히려 윤리위 논의에 관심 두지 말라고 끊었어야 맞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여 꼬집었다.

▶더 나아가 논평에서는 "대통령에게 밉보인 당 대표를 제거하기 위해 당을 비상상황으로 만든 것도 부족해 연일 황당무계한 일만 벌이는 국민의힘을 보면 상식이 사라진 정당 같다"며 "심지어 이제는 당 대표를 해당 행위로 징계하겠다는 것부터가 황당하다. 국민의힘은 당 대표조차 대통령에 대해 비판할 수 없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는 이준석 전 대표가 전날인 18일 국민의힘 윤리위 긴급회의가 열려 자신에 대해 추가 징계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밝히자 페이스북을 통해 강조한 '표현의 자유'를 재차 주목한 맥락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양두구육 표현 썼다고 징계 절차 개시한다는 것"이라며 '모든 사람은 의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는 취지의 유엔 인권규범 제19조를 게시, "유엔에서 인권 관련 활동을 평생 해오신 (이양희)위원장에게 바친다"라며 유엔인권정책센터 공동대표 등을 역임한 이양희 윤리위원장을 저격했다.

▶이어진 논평에서 황명선 대변인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비상상황을 타개하겠다고 그 자리에 앉은 것 아닌가?"라고 물으면서 "그런데 대통령에게 찍히면 당 대표조차 버틸 수 없는 정당을 만들겠다니 한심하다. 이래서야 국민의 바람대로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진석 위원장을 향해 "윤핵관으로 대통령 지키기를 위해 그 자리에 앉았는가?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여당 대표의 자리는 국민의 삶을 지키는 자리임을 명심하고 문자에 대해 사과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편, 유상범 의원은 이 논평이 나올즈음 해당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민의힘 윤리위원에서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