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사람과 도시를 푸르게, 도시농업!

이동건(대구시 농산유통과장)

이동건 대구시 농산유통과장
이동건 대구시 농산유통과장

도시는 경제성장과 기술 발전의 허브이지만, 급격한 도시화가 만든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빌딩 숲은 도시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러한 도시열섬은 에너지 소비를 부추기고, 교통량 증가에 따른 대기오염을 만들어 기후 위기를 앞당기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도시 정책은 '도시농업'에서 그 길을 찾고 있다.

도시농업은, 안전하고 다양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이웃과 나눔으로써 지역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지금의 도시농업은 가정 내에서 화초 재배라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사회·경제, 생태적인 측면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그 첫 번째는 도시농업이 생태적 순환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녹색성장을 이끌 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심 속 녹지가 에너지 절약, 온실가스 감축, 열섬효과 저감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가정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한 옥상 텃밭과 베란다 텃밭뿐만 아니라 도시농업 농장(도시 텃밭) 운영을 통해 도심 곳곳을 녹지화함으로써 도시 환경을 개선하고 도시의 기온을 낮춘다.

두 번째는 '탄소중립' 실현이다. 작물이 재배되는 토양은 기후변화의 주범인 탄소를 저장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생활공간과 밀접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도시농업은 화학비료, 제초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으로 재배하므로, 이로 인한 탄소 발생이 거의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도시농업은 온실가스 흡수원을 만드는 탄소중립 활동이며, 지구 살리기를 실천할 기회가 된다.

세 번째 역할로, 도시농업은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 생산이라는 식량 공급 기능 외에도 도시농업관리사, 치유농업사 등 활동을 통한 고용 창출 등 경제적 효과도 유발한다. 대구에만 하더라도 2018년 이후부터 600여 명의 도시농업관리사가 활동하고 있으며, 도시농업 관련 교육, 행사 참여를 통해 그 활동 영역도 넓혀 가고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도시농업의 가장 큰 역할은 '치유와 힐링'이다.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경작 활동은 신체를 건강하게 하고, 긴장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을 통한 정신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정서 및 심리적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진 치유농업은 '건강 회복을 위한 수단'으로 농업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도시농업을 통해 행복하고 지속적인 삶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의 '힐링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도시농업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부터 기후변화 방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치와 기능을 가지며 중요한 소임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를 이끌 동력으로서 도시농업의 발전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시는 '초록 일상'을 선물하고, '지속 가능한 녹색도시'를 열어주는 도시농업을 많은 시민에게 소개하기 위해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대구농업마이스터고에서 대구도시농업박람회를 개최한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이번 박람회는 '참여'와 '녹색성장'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일상 속 도시농업 실천 방안을 소개하고, 미래를 꿈꾸는 도시농업의 가치를 담은 만큼, 많은 시민들이 방문해 도시농업을 실천할 기회를 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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