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칠성시장 지하주차장 착공 '급제동'…대구시 "도로 기능 상실 우려"

주차장 건설 사업 무산 가능성…북구청에 설계 재검토 의견
공사 구역 인근 전자주방상가 상인들 "영업 방해" 반발도 걸림돌

칠성시장 전자주방상가 인근에
칠성시장 전자주방상가 인근에 '칠성시장 지하주차장 사업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임재환 기자

대구 북구 칠성시장의 만성적인 주차난을 해소할 지하주차장(매일신문 7월 10일 보도) 착공이 난항을 겪고 있다. 설계를 검토한 대구시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공사로 인한 분진과 소음 피해를 우려하는 상인들의 반발로 무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20일 북구청에 따르면 칠성시장 지하주차장 건설 사업은 10개의 상인회로 구성된 '칠성시장상인연합회'(연합회)가 지난 2019년 주차환경개선 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본격화됐다. 이달 초 공사를 시작해 칠성시장 전자주방상가와 신천둔치 사이에 주차면 110개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사업비는 약 95억원이다.

하지만 지난 7월 도로 소유권을 가진 대구시가 북구청이 설계한 지하주차장을 재검토하라는 의견을 내면서 제동이 걸렸다. 북구청의 설계가 도로 기능 상실과 이에 따른 교통 혼잡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구청은 왕복 8차선 도로 가운데 4차선을 입체화해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 계획이었다. 지상에는 나머지 4차선 도로와 주차장 출입을 위한 엘리베이터와 장애인 주차구역, 계단 등을 설치하는 방안이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간선도로 기능을 하는 도로에 주차장 출입구가 들어서면 차량들이 밀릴 우려가 있다"며 "도로 교통에 영향이 없도록 다른 안을 검토하는 게 좋겠다고 했고, 사업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주차장 공사 구역 인근 전자주방상가 상인들의 반발도 난관이다. 이곳 상인들은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분진과 소음 피해를 떠안아야 한다며 불만이 크다. 특히 올해 초 지하 약 5m 깊이에서 암반이 발견되면서 사업 반대 목소리는 더욱 거세다. 암반 제거 작업으로 공사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피해 정도도 커진다는 것이다. 이들은 최근 주차장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현수막을 곳곳에 붙이고 집회신고도 마쳤다.

전자주방상가 한 상인은 "공사가 한번 시작되면 도로에 자재는 물론 각종 장비가 올라가고, 상인들은 장사를 못 한다. 암반 제거까지 겹쳐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 그 피해는 온전히 전자주방상가에 온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연합회와 전자주방상가 상인회가 원만한 해결을 위해 소통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청도 전자주방상가 상인들을 위해 주차장 지상에 화장실 설치 등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만든 설계안으로 대구시와 협의해 올해 안에는 서류상으로라도 착공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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