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수권(受權) 세력 자격 스스로 부정하는 ‘이재명식 표퓰리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거액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정책들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민생'을 내세우지만 국가와 사회의 부담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표퓰리즘' 정책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가 여러 비리 사건 연루 의혹으로 기소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사법 리스크' 물타기라는 의심도 받을 만하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위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쌀 생산량이 예상 수요의 3% 이상이거나 쌀값이 전년보다 5% 넘게 떨어지면 정부가 초과 생산량 모두를 사들이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그대로 통과되면 매입 비용으로 연간 1조 원 이상이 필요하다. 쌀 소비량 감소에 따른 농가의 고통을 감안하면 필요성이 없지는 않지만 이런 식의 재정 퍼붓기로는 문제의 근원적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대표는 19일 당 최고회의에서 "양곡관리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 쌀값은 국가·식량 안보에 관한 문제"라며 "상임위에서 확실하게 처리해 달라"고 했다.

이뿐만 아니다. 이 대표의 기초연금 확대 주문에 따라 민주당은 현재 월 30만 원인 기초연금을 40만 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기초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대로 통과되면 기초연금 추가 지출액은 2030년 13조2천억 원, 2040년 24조3천억 원으로 폭증한다. 민주당은 지급 대상을 65세 이상 노인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데 그렇게 되면 지출액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2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급속한 고령화에 대비한 연금 개혁 방안으로 기초연금 수혜 대상을 줄이고 지원액을 늘리라고 권고했지만 민주당은 귀를 닫고 있다.

제1야당이자 국회 다수당이라면 국가와 사회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책임감을 집권 세력과 공유해야 한다. 그래야 수권(受權) 세력으로 국민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그 반대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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