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기시다, 진통 끝 약식 회담…"양국 관계개선 필요성 공감"

日 언론 "한일 정상, 회담 아닌 간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컨퍼런스 빌딩에서 한일 정상 약식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 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21일(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약식 회담을 가졌다. 앞서 양국은 정상회담을 개최 여부를 두고 이견을 보였는데 진통 끝에 결국 비공개로 열렸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12시 23분쯤부터 뉴욕 유엔총회장 인근의 한 콘퍼런스 빌딩에서 30분간 회담을 열었다.

대통령실은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두 정상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상호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해 나가자는 데 공감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또한 "북한의 핵 무력 법제화, 7차 핵실험 가능성 등에 대해 우려를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나가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양 정상은 현안을 해결해 양국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외교 당국 간 대화를 가속화할 것을 외교 당국에 지시하는 동시에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며 "양 정상은 정상 간에도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앞서 해외 순방길에 오르기 전부터 대통령실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양국이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면 기시다 총리는 출국 당일에도"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성사된 회담을 두고도 양국은 입장 차를 보였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을 두고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첫번째 한일 정상간 '약식회담'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들은 회담이 아닌 '간담'이라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보도하고 있다. 지지통신은 "일본 정부는 양 정상이 회담 형식이 아닌 약 30분 간 간담했다고 발표했다"고 했다.

닛케이도 "일본 정부는 회담이 아닌 간담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는 이번,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내다볼 수 없는 가운데 정상회담을 실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해, 정식 '회담'으로는 규정하지 않았다"며 "다만 한국 측의 관계 개선 자세는 평가하고 있다. 비공식 '간담'으로 대화에 응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통상적인 경우와 다르게 모두 발언도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한일 정상이 공식 대면한 건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의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 양자회담 후 2년 9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