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우리는 부탄에 삽니다

고은경, 이연지, 김휘래 지음/ 공명 펴냄

인도와 중국 사이 작은 나라 부탄. 이곳의 사람들은 '사랑해'라는 말 대신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 내 마음은 빛납니다'라는 말을 쓴다.

세계 행복지수 1위 국가 부탄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총 10명도 되지 않는, 부탄에 사는 한국인 중 3명의 여성이 함께 책을 펴냈다.

인도와 부탄 서남부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푼촐링의 커다란 게이트를 넘어서던 순간, 3명은 모두 특별한 '마음 놓임'의 감정을 느꼈다고 입을 모은다. 부탄에서의 삶은 곧 마음 놓임의 삶이었다.

책에는 3인 3색의 시각으로 풀어낸 2022년 부탄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70년대생 은경은 17년차 국제활동가다. 유엔기구와 국제 NGO 활동을 해오다 2019년 코이카 근무를 계기로 가족과 함께 부탄에 들어와 아이를 키우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부탄에서 일과 육아를 하며 느꼈던 경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부탄 생활상을 담았다. 그의 일상 속에서 부탄 사람들의 독특한 생활철학, 부탄의 특별한 환경정책 등을 엿볼 수 있다.

80년대생 연지는 부탄인 남자와 결혼해 현지에 사는 유일한 한국인이다. 지난 10년간 부탄에서 살면서 보고 느낀 부탄의 가족문화에 대한 얘기, 부탄에서 유일한 한국 식당을 운영하며 경험한 일들을 생생하게 전한다.

90년대생 휘래는 유엔 부탄 국가사무소에서 국가 단위 개발조정분석가로 일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개발정책 연구 대상으로 부탄을 주목하는 이유, 부탄의 동료들과 함께 부탄을 위해 일하며 느낀 특별한 감정들을 들려준다.

지금까지 출간된 부탄 관련 서적들이 대부분 부탄의 높은 행복지수에만 초점을 맞춰 소개했다면, 이 책은 에세이 본연의 맛을 살려 삶과 가까운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려준다.

가벼운 주제만 담긴 것은 아니다. 환경, 종교, 경제, 역사, 관광, 교육 부문에도 전문가다운 통찰력과 설명을 덧붙여 깊이를 더한다.

책에는 부탄 여행의 다양한 매력도 담겨있다. 전통 홈스테이 체험은 물론 최근 부탄에서 떠오르는 핫플레이스, 해발 3천m에 위치한 글램핑장도 소개한다. 외국인에 대한 여행 세금이 지난 6월 1박 65달러에서 200달러로 인상됐다는 최신 정보도 알려준다. 왕실에서 특별히 제공한 최근 왕실 사진, 부탄 화가 도르지 겔트센의 그림도 함께 실려 볼거리를 더한다. 316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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