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댄스인가, 막춤인가.'
할머니로 분장한 무용수와 진짜 할머니가 무대에 올라 함께 춤을 춘다. 보기 좋게 짜인 동작은 없다. 저마다 어깨를 들썩이고, 하늘 향해 두 팔 벌려 덩실덩실 춤을 춘다. 족보 없는 춤이지만 왠지 한국 고유의 춤 원형이 엿보인다.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안무한 무용공연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다.
이 작품이 27일 오후 7시 30분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함지홀 무대에 오른다. 어울아트센터가 '문화가 있는 날' 9월 공연으로 마련한 무대다.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는 안은미컴퍼니의 대표작 중 하나다. 평생 춤 한번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분들의 소박한 리듬과 몸짓을 기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 작품이다. 2014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공연한 뒤 유럽 각지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지난해엔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국제현대무용제(MODAFE) 폐막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날 공연은 안은미의 독무로 시작해 그가 전국을 일주하며 기록한 평범한 시골 할머니‧할아버지들의 춤이 담긴 영상을 감상하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공연 중반부엔 10명의 무용수와 대구 북구에 사는 평범한 할머니 10명이 함께 무대에 올라 '낭만에 대하여', '백만송이 장미', '단발머리' 등 옛 가요에 맞춰 자신만의 춤을 펼친다. 후반부로 갈수록 무용수와 할머니들이 한데 어우러져 격렬하고 흥겨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공연은 막을 내린다.
안은미컴퍼니는 1988년 창단해 대한민국 민간 무용단으로는 가장 오랜 기간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단체다. 지금가지 100여 편이 넘는 작품을 통해 현대무용을 대중에게 알리는 선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05년 '新(신) 춘향'을 시작으로 유럽에서 주목받기 시작해 해외에서도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2000년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지낸 안은미 안무가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에 한국 현대무용을 알리고 있다.
관람료는 1만원. 6세 이상 관람가. 053-320-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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