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코스피가 미국발 금리 인상 쇼크로 23일 또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며 2,290대로 주저앉았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2.31포인트(p) 내린 2,290.00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98p 내린 2,331.33으로 하락 출발해 장중 낙폭이 확대했다. 심지어 장중 2,285.71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난 7월 6일 이후 2개월 반만에 다시 2,300대가 무너진 것이다. 이후 소폭 회복세를 보였으나 끝내 종가 기준 연저점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2020년 10월 30일(2,267.1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낙폭만 놓고 보면 지난 1일 이후 최대치다.
코스닥도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22.05p 내린 729.36에 마감했다. 그간 증시가 흔들릴 때도 요지부동이던 2차전지 관련주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하이니켈' 기술력을 자랑하는 대구의 엘앤에프도 7.70% 내렸을 정도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크게 휘청인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례적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 달러화 초강세, 국내 시장 불안정성 확대 등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한때 1,411.2원까지 오르며 외인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줬다. 여기에 러시아의 부분 동원령과 함께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전쟁 준비에 초점을 맞춰 용감하게 개혁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말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PB 차장은 "오늘은 신용 물량이 많이 나왔다. 계속해서 증시가 하락하면서 빚내서 증시에 투자하신 분들의 담보 부족 문제가 계속 나왔는데 금리 인상 쇼크로 마지노선에 달하자 반대매매로 쏟아져 나온 것"이라면서 "지진으로 따지면 미국 금리 인상 소식이 본진이고 이런 것들을 여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날 오전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4.2%를 돌파했다. 이미 전날에도 연 4.104%로 사흘 연속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1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급등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기획재정부도 "채권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시장 안정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투자사 채권운용 관계자는 "주식보다 채권 트레이더가 더 죽을 맛"이라면서 "금리가 빠르게 뛰면서 기관도 '손절'에 몰리는 상황이다. 더욱이 미국에서 금리를 더 올리겠다고 신호를 주고, 국내도 불확실성이 크니 함부로 매수해서 쥐고 있을 수도 없고 압박만 강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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