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티가는길, 가톨릭 성지로" 칠곡군-대구대교구 MOU

순례길 정비·쉼터 마련 등 활성화…내달 걷기행사·토크콘서트 마련
“가톨릭 문화행사·축제와 전국 규모 미사도 검토”

김재욱(왼쪽) 칠곡군수와 조환길 천주교대구대교구장이 함께 한티가는길 홍보 패널을 들고 있다. 칠곡군 제공

경북 칠곡군이 '한티가는길'을 한국 가톨릭 대표 성지로 조성하고, 호국도시 이미지에 평화를 덧입힌다는 계획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23일 천주교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와 한티가는길 활성화 MOU를 체결하고, 순례길 정비를 비롯해 구간별 쉼터 마련, 동명성당과 지천면 창평리에 숙박시설 조성 등에 뜻을 모았다.

또 오는 10월 천주교인을 대상으로 2박 3일 일정으로 한티가는길 전구간 걷기행사를 개최하고, 일반인과 천주교인이 함께하는 걷기체험과 토크콘서트도 마련하기로 했다.

한티가는길은 칠곡군 왜관읍 가실성당에서 동명면 한티순교성지까지 이어지는 45.6㎞ 구간으로, 조선말 박해를 피해 전국에서 모여든 천주교인이 오고 갔던 길이 순례길로 조성돼 있다.

이날 김재욱 군수는 "6·25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로 인해 칠곡군은 과거 지향적인 '호국의 도시' 이미지가 형성됐다"며 "천주교인이 평화를 갈망하며 걸었던 한티가는길을 통해 칠곡군이 미래 지향적인 '평화의 도시'로도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국의 천주교인이 한티성지를 찾는다면 추후에 자연스럽게 일반인의 방문도 이어질 것"이라며 "칠곡군에서 가톨릭 관련 문화행사와 축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전국 규모의 미사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조환길 대주교는 "한티가는길은 한국 가톨릭 역사에 있어 큰 의미를 차지하는 성지"라며 "전국 성당에 한티성지를 알리는 등 칠곡군과 함께 가톨릭을 대표하는 성지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티가는길은 '그대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돌아보는 길(1구간) ▷비우는 길(2구간) ▷뉘우치는 길(3구간) ▷용서의 길(4구간) ▷사랑의 길(5구간) 등 다섯 구간으로 조성됐으며, 종교적 성찰과 건강을 위해 천주교인들이 즐겨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