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금융시장 붕괴 조짐, 尹 정부 위기 돌파 능력 보여줘야

코스피 지수가 어제 3% 넘게 하락하며 2,220.94를 기록, 연저점을 또다시 새로 썼다. 코스닥 지수는 5% 넘게 폭락하며 2년 3개월 만에 7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코스닥 시장 시가총액이 1년여 만에 700조 원 가까이 증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1,430원을 돌파하며 13년 6개월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금융시장을 비롯해 한국 경제가 '사면초가' 위기다. 경제의 보루인 수출이 둔화해 무역수지 적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원화 가치가 폭락해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연착륙을 넘어 집값 폭락 등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긍정적 시그널을 하나라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경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경제에 닥쳐온 춥고 혹독한 겨울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세계 경제가 2023년까지 길고 지독한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올 정도로 대외적 환경은 악화일로가 될 개연성이 농후하다. 대내 악재들 역시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이다.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든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고 이겨내는 것 외에 달리 길이 없다. 기업과 가계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기업은 자금 조달 상황을 점검하고 팔 수 있는 자산은 미리 처분해 현금 동원 능력을 키워야 한다. 가계는 빚을 최대한 줄이는 '부채 다이어트'에 나서야 한다. 기업과 가계는 고통스럽더라도 자구 노력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정부는 경제 위기에 대한 안이한 인식을 접고 적극적으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고공 행진하는 물가, 환율 1,400원 돌파, 주식시장 붕괴 우려, 무역적자 지속, 한·미 간 금리 역전,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위기 상황을 심각히 받아들여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윤석열 정부의 위기 돌파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할 때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쓸데없는 정쟁을 그만두고 경제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야 한다. 정치권이 경제를 말아먹지 못해 안달이라는 비판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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