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관계 개선을 위해 자국민 송환에 소극적이던 문재인 정부의 행태가 뒤늦게 알려졌다. 북에 억류된 자국민 관련 협상을 우선순위 밖에 둔 건 비인도적 처사로 보인다. 남북 관계를 주도하겠다던 문 정부의 참담한 결과다. 심지어 북한은 우리 정부를 협상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증거도 나왔다. 한미 연합훈련 전날 탄도미사일을 쏘고, 공세적 핵 전략을 법제화한 엄중한 현 시국에서 문 정부의 북한 관련 기록들을 살피는 건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통일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북한에 지나치게 굴종하는 듯한 문 정부의 태도가 선명하다.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에 대해 2018년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송환 요청이 있은 이후 생사 확인도 없었다고 한다. 관계 개선을 빌미로 자국민의 안위는 뒷전에 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정부에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해결을 기대한 건 무리였다. '사람이 먼저'라며 인권을 강조한 문 정부가 북한 인권에 눈감은 데 이어 자국민 억류에도 마찬가지 자세를 취한 것이다.
북한이 문 정부를 대화 상대로 여기지 않은 증거도 나왔다. 한미저널에 따르면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에는 "문 대통령이 우리의 문제에 대해 표출하고 있는 과도한 관심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못 박는다. '남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한다'는 합의가 담긴 9·19 평양 공동선언이 나온 지 불과 이틀 뒤였다.
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한낱 몽상이었던 셈이다. 문 정부가 북한을, 북한이 우리 정부를 어떻게 대했는지 국민이 알게 하려면 관련 자료 공개에 소극적이어선 안 된다. 퇴임 후에도 "남북 간 합의는 정부가 바뀌어도 마땅히 존중하고 이행해야 할 약속"이라던 문재인 전 대통령 주장에 어떤 근원적 배경이 있는지 매우 의문스럽다. 문 정부의 협상 과정과 기록물들을 속히 열람, 분석해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오답 노트로 삼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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