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車 美보조금 4천억…IRA로 앞으로 못 받아 피해 우려

올 상반기 美서 4만4천대 판매

현대자동차가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현대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의 두 번째 모델 '아이오닉 6'의 실제 차를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은 아이오닉 6을 소개하는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일반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 전기차를 판매하며 받은 보조금이 4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내에서 미국 전기차 보조금(테슬라 161억원, 제너럴모터스 5억원)으로 나간 금액의 24.8배였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구미갑)이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4만4천652대였으며 미국 정부에서 받은 보조금은 3억1천647만달러였다. 원·달러 환율을 1천300원으로 계산하면 4천114억원 수준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1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하기 전까지 전기차 1대 당 7천500달러(약 1천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상반기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 대수는 미국(29만2천646대)에 이어 한국이 2위로 독일(3만6천170대), 일본(2만9천156대), 스웨덴(1만7천906대)을 모두 앞섰다. 심지어 올 상반기 판매량이 지난해 전체 수출(2만9천837대)보다 이미 38.4%나 많다. 게다가 내연기관을 포함해 국내 자동차 업체의 대미 자동차 수출 비중도 전기차가 지난해 3.8%에서 올해 상반기 10%를 기록하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전기차에 보조금 혜택을 주는 조건에 '북미 최종 조립'이라는 요건을 추가하면서 이 같은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수출 전기차는 전량 국내에서 조립된다. 내년에는 북미 조립 요건 외에 배터리의 광물·부품 비율 요건도 추가돼 보조금 받기는 더욱 까다로워진다.

이에 구자근 의원은 "국내 자동차 생산업체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이는 명백히 WTO 협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가 양국 간 상호 호혜적 관점에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