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의힘, 혁신하려면 공약 이행력도 따져라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공직 후보자 기초자격평가 적용 대상 확대 카드를 내밀었다. 약칭 PPAT로 불린 기초자격평가를 국회의원 후보자도 거치라는 것이다. PPAT의 긍정적 효과를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기초자격평가는 혁신으로 가는 곁가지로 봐야 한다. 부적격자를 걸러내고, 공직 후보자들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방안일 뿐이다.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은 유권자와 약속인 공약을 어떻게 만들고 실현하느냐다. 기본적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혁신안만 번지르르하고 실행이 뒤따르지 못하면 민심은 즉각 반응한다. 구태 이미지를 덧쓸 수밖에 없다. 특히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PPAT에 '이준석표'라는 이미지가 붙는다는 알레르기성 반응도 지양해야 한다. 흑묘백묘다. 쥐만 잘 잡으면 된다. 누가 처음 제안했는지는 대세에 지장이 없다. 혁신만 제대로 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안일지언정 가져다 쓸 판이다. 그것이 민심을 보다 잘 읽고 더 나은 대한민국으로 가는 방법이라면 응당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PPAT의 흥행성과 집중도에 주목하는 건 온당치 않다. 진정으로 혁신을 원한다면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 공당의 후보로서 유권자와 약속인 공약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 지키느냐는 대의민주주의 합력의 정수다.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실행력 낮은 공약을 남발하는 이들을 적잖게 봐왔다. 능력 밖의 황당한 건설 공약을 내세우거나 정당 공천만 믿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공약을 얼버무리는 후보자도 흔하다. 공약을 뒤집거나 공약 이행에 소극적인 경우도 있다. 공직 후보자 자격의 알맹이라 할 수 있는 공약 관련 평가를 평가 항목에 넣는 방식도 고민해야 할 까닭이다.

혁신으로 가는 길에는 기득권층의 강한 반발이 있기 마련이다. 그럴수록 늘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임해야 한다. 국민이 보고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국민은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를 읽는다. 혁신하려는 의지의 진정성이 혁신의 관건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행보를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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