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10월을 연구하고 진실화해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사건을 조사한 김상숙 성공회대 연구교수는 '최무학 가족'의 몰살 사건에 대해 "전근대적인 형벌인 연좌제가 근대에 '권력'의 수단으로 작용된 폐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고대사회부터 시작해 연좌제 형벌이 있었다. 주로 정치적인 범죄, 왕권을 위협하는 사람들을 향한 형벌이다. 연좌제가 많이 나타난 시기는 개국시기로, 지배권력의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상태에서 반대세력을 진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을 한 것"이라며 "전근대적인 형벌인 연좌제가 근대 국가를 만드는 수단으로 활용된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제가 물러난 후 권력의 공백상태가 이어지면서 향촌 사회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새로운 국가를 세우기 위해 앞장섰다. 마을 단위에서 교육 받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조직을 만들어 질서를 잡았다"며 "하지만 해방 직후 외세를 등에 업은 소수의 세력이 국가를 만들면서 아래(민중)를 장악해야 하는데, 친일과 분단 정부를 싫어하는 민중은 이 세력에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빨갱이 종족화' 시켜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무학 씨의 이후 행적에 대해선 '학살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김 교수는 "최무학 씨는 대구 10월 관련자 중 가장 형을 많이 받은 사례다. 심지어 조선공산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징역 1년형을, 총파업을 주도했던 시투위원장도 징역 5년형을 받았다. 최무학 씨는 처음에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무기징역으로 감형을 받고 서대구형무소에 수감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전쟁 중 인민군이 서울 점령을 하면서 서대문형무소 문을 열었는데 그때 석방돼 내려오다 학살됐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당시 석방됐다면 명부가 있을 텐데 최무학 씨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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