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공부를 할 때였다. 그때 받은 유인물에 '시 2만 수 이상을 암송하는 호메로스라면 몰라도…"라는 내용이 있었다. 호메로스라는 이름을 그날 처음 알게 됐다. 그리스 문학이 전하는 가장 오래된 작품이자 유럽문학의 효시가 된 '일리아스'. 이 작품의 길고 긴 이야기가 수백 년 동안 구전돼 오다가 기원전 8세기 호메로스에 의해 집대성된 것이다. 서양 문학의 원형으로 추앙받는 고대 그리스의 음유시인 호메로스.
'일리아스'는 호메로스가 그린 그리스와 트로이 전쟁 총 여덟 편의 서사시 중 두 번째 이야기다.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반목을 계기로 격화된 단 며칠 동안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호메로스는 9년 전쟁의 마지막 50일 중에서 막바지로 치닫던 며칠간의 일들을 전개하면서 9년의 전쟁을 이야기 속으로 불러오고, 전쟁촉발 이야기를 중간 중간 풀어내는 기법으로 신들의 세상과 인간의 세상을 대서사시로 엮어냈다. 일리아스의 주인공은 아킬레우스고, 이야기는 아가멤논 왕에 대한 아킬레우스의 분노에서 출발한다.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25쪽)
트로이의 마지막 왕 프리아모스. 차남 파리스가 스파르타 왕비 헬레네를 유혹해 데려오면서 트로이 전쟁이 일어난다. 그 많던 아들이 죽고 백성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는 참상을 겪는다. 혼자서 트로이를 지탱하다시피 하던 장남 헥토르가 아킬레우스의 손에 죽자, 그는 아들의 시신을 찾으러 거액의 몸값을 가지고 죽음을 무릅쓰고 몸소 적진으로 아킬레우스를 찾아간다.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일리아스'는 헥토르의 아버지인 트로이의 프리아모스 왕이 신들의 도움으로 아킬레우스의 막사에 들어 그의 손에 입 맞추고, 아들의 시신을 돌려주기를 애끓는 부정으로 간청하는 것으로 그 마지막을 향한다.
번역가 천병희는 고전을 먼저 읽고 전공서적이나 교양서적을 읽으면 우리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게 좋을지를 깨우치게 된다면서 맨 먼저 읽을 책으로 '일리아스'를 추천한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자의식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또 아리스토텔레스를 위시한 그리스 작가들의 작품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는 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전 중의 고전이죠." 그러고 보니 그리스의 고전은 대부분 천병희 교수에 의해서 번역되어 있다. 신의 뜻에 따라 트로이 전쟁을 수행하는 그리스군과 트로이군의 비극적 운명, 전쟁과 죽음과 삶에 대한 인간의 통찰을 만날 수 있다.
백무연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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