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집권 여당 비대위원장으로서 부족함을 고백하고 사죄한다"면서도 거대 야당을 향해 '국정 발목 잡기'라며 날을 세웠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두고는 강경하게 야당과 이를 최초 보도한 MBC를 비판하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발언은 이날 열린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나왔다. 정 위원장은 연설 시작에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몸을 낮췄다. 여권 지지율 부진, 여당 내 내홍 등에 대한 반성으로 운을 뗀 것이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펜데믹,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패권 경쟁 가속 등 대외 위기 상황을 거론하며 국회가 정쟁을 멈추고 일치단결해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비판적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정 비대위원장은 "윤 정부 출범 후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잃어버린 5년의 그림자가 너무 어둡고 짙다"며 "정권 교체라는 현실마저 부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최초 보도한 MBC를 향해선 "대한민국 언론이 맞는지 묻고 싶다"며 몰아세웠다.
민주당의 전향적 태도 전환을 요구하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하기도 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은 진보 단체의 반발에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추진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임기 중 세 아들 모두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사법을 정치 영역에 끌어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민주당 의원의 야유와 고성이 터져 나오고도 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여야가 함께 개혁 과제를 추진할 것도 주문했다. 그는 연금·노동·교육 분야를 3대 개혁 과제로 지칭하고 국회 차원의 논의를 요청했다. 아울러 수도권 일극 경제 체제에서 벗어나 지방 중심의 새로운 성장 엔진을 만들자는 '새로운 융합형 신성장 경제특구 구축'을 정부와 야당에 제안했다. '여야 민생경제협의체'를 만들어 여야의 정기국회 중점 법안 중 쟁점이 적은 것 위주로 공동 추진하자고도 제안했다.
이날 정 비대위원장 대표 연설에 대해 민주당은 "남 탓으로 일관한 공허한 연설"이라며 혹평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국민에게 무한 책임을 지는 집권여당 자세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윤 정부 실정과 무능이 야당 탓인가. 국정을 어떻게 풀고,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겠다는 비전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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