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기본소득'을 바탕으로 하는 '기본사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두가 사람답게 살도록 국가가 돕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전 국민에게 일정 액수를 지급할 돈은 어디서 나오나. 또 한정된 재원을 재산이나 소득에 상관없이 똑같이 쪼개 주는 것을 안전망 확대라고 할 수 있나. 양극화를 조금이라도 완화하자면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 더 많이,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하지 않나.
이런 비판을 의식했는지, 이 대표는 "현행 복지제도는 노동소득을 대전제로, 이를 보완하는 방식이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원한다고 모두가 일할 기회를 가지기 어렵다"며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는 사회로 전환을 주장했다. 그건 그때 가서 하면 된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싱귤래러티'(singularity·특이점) 단계에 접어들고, AI와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해 다수 국민이 일자리를 구할 수 없거나 사람이 일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오면 그때 기본사회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에도 돈 퍼 주자는 말을 달고 살았다. 이미 국민이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판단한 사안을 계속 주장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대한민국 제1야당, 최대 정당의 대표라면 기본소득 주장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기업이 돈을 잘 벌도록 돕기 위해 어떤 제도를 만들고, 정부에 어떤 요청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해야 했다. 4차 산업혁명이 고도화된 시대의 안전망 이야기를 꺼낼 것이 아니라, 현행 사회 안전망 위기(국민연금 고갈 위기, 건강보험 재정적자 등) 해소 방안에 대해 이야기해야 했다. 미래에는 물론이고 현재도 사회 안전망 확대는 시급하다. 현재 이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은 기술 투자, 노동 개혁, 규제 개혁 등을 통해 신산업을 창출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현실을 뻔히 알면서도 '먼 미래 상황'을 끌어와 돈을 퍼 주자는 것은 지독한 포퓰리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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