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첫 국정감사가 4일부터 시작되지만 '정책·서민 국감'은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평행선을 달리는 여야 갈등이 국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번 국감에서 전·현 정부 실정을 폭로하는 데 전력을 쏟을 것이 뻔하다. '정쟁 국감'으로 변질될 공산이 커 우려스럽다. 정치 이슈가 국감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전·현 정부 운영 난맥상에 대한 비판과 함께 각각 제시한 정기국회 중 중점 처리 법안 문제 등이 얽히면서 여야가 이번 국감에서 격렬하게 맞부딪칠 전망이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까지 더해져 걱정이 앞선다. 정책은 없고 정쟁만 남는 국감이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국민의힘은 새 정부 들어 첫 국감인 만큼 전임 정부를 향한 공격에 주력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권 임기 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 대북 외교 및 동맹 문제, 소득주도성장 정책, 태양광 관련 비리, 방송 장악 의혹, 공공기관 알 박기 인사 등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윤석열 정부의 국정 무능을 바로잡는 시간'으로 규정하고,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집중적으로 비판할 예정이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가 겹친 상황에서 가계부채 문제 해결과 서민 지원을 위한 정부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을 앞세우기로 했다.
국감은 국회가 정부의 개선할 부분을 찾아내서 지적을 하는 자리다. 서로 기싸움을 벌이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악화된 대내외 여건으로 한국 경제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코로나19, 고물가로 서민의 고통이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하다. 먹고사는 문제가 중심이 되는 국감이 되지 않는다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다.
국민들은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민생·정책에 중점을 둔 국감을 원하고 있다. 민생 국감이 되지 않고 여야 간 정쟁만 남는다면 국회와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불신은 하늘을 찌를 것이다. 여야는 국감을 정쟁의 장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국감을 계기로 국회는 달라져야 한다. 여야 모두 민생 국감을 다짐하고 실천하라. 여야는 이번 국감을 시작으로 민생 현안에 집중해서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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