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사악한 광고의 법칙

광고를 보는 사이에 그 제품 속으로 들어간다. 광고는 인간의 마음을 훔쳐 달아난다. 사진: pixabay -
광고를 보는 사이에 그 제품 속으로 들어간다. 광고는 인간의 마음을 훔쳐 달아난다. 사진: pixabay -

'소비'는 예술의 영역이다. 인간이 지갑에서 돈을 꺼낼 때는 엄청난 예술적 고민을 수반한다.

'이것이 나에게 어떤 도움을 줄까?'

'이 브랜드를 쓰는 모습을 빨리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이것을 쓰면 내 삶의 질이 얼마나 좋아질까?'

가지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그것은 늘 우리를 따라다닌다. 눈을 감아도 보이고 눈뜨자마자 마치 증강현실처럼 우리 앞에 나타난다. 이런 인간의 탐욕을 잘 표현한 사악한 광고를 찾았다. 바로 어느 대기업의 휴대폰 광고이다.

광고를 표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그것의 '가치'이다. 예를 들어, 폴더블 폰의 가치는 당연히 접히는 것에 있다. 그렇다면 광고인의 고민의 시작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접히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일까?'

이 물음의 답을 끝까지 찾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생각'이라는 바다를 헤엄쳐야 한다.

그 기업의 광고회사는 '접히는 것은 사랑'이라고 표현한 것 같다. 마치, 우리가 누군가와 막 사랑에 빠졌을 때, 어디를 가도 어디에 있어도 그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휴대폰은 심장이 없는 기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것의 가치를 극대화시켜 사람의 심장을 뛰게 만들어야 한다. 사진: pixabay -
휴대폰은 심장이 없는 기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것의 가치를 극대화시켜 사람의 심장을 뛰게 만들어야 한다. 사진: pixabay -

아이디어는 이렇다. 휴대폰을 본 광고 속 주인공은 그때부터 접는 것과 사랑에 빠진다. 샌드위치도 접고 책도 접고 심지어 요가할 때 몸도 접는다. 광고 후반, 이런 증상은 더욱 악화되어 나중에 접히지 않는 자신의 폰을 접으려 애쓴다.

이 광고는 인간의 소유욕을 정확하게 표현해냈다. 너무나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한 것 같아서 공감을 이끌어낸 광고이다.

광고는 결국 심리 싸움이다. 우리는 로봇에게 어필하는 광고를 만들지 않는다. 우리는 강아지 사료 광고조차 애완견에게 어필하지 않는다.

광고인의 펜은 늘 사람을 향한다. 오늘 소개한 기업의 펜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사람을 향했다.

'어떻게 광고해야 팔리나요'의 저자(주)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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