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가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현 경영진 임기 보장'을 요구 조건으로 내걸었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는 지난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며, 대표이사 선임 당시 정권 말 알박기 인사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회사 매각을 앞두고 노조가 새 대주주에게 '현 경영진 임기 보장'을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상식적으로 납득하기도 어렵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런 부실 기업이 새 주인을 찾는 마당에 이런 요구를 하니 '경영진과 노조가 대체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말이냐?'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한화가 조선업 경험이 없고, 경영진을 일괄 교체하게 되면 내부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연착륙을 위해 당분간 조선 전문가가 경영해야 효율적이라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참 오지랖도 넓다.
대우조선해양에서는 지난 21년 동안 분식회계, 방만 경영, 저가 수주 등 '주인 없는 회사'의 온갖 부작용들이 발생했다. 2015년부터 7년간 7조1천억 원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 지난 21년간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된 공적 자금은 1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한다. 그러고도 적자에 허덕인다. '국민 혈세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 '세금 먹는 하마' 등 산업은행 체제 아래 대우조선해양에 붙은 수식어만 봐도 어떤 회사인지 짐작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진과 근로자들이 정말 회사를 걱정했다면 그런 불명예를 얻지는 않았을 것이다. 회사가 망해 갈 때 '정신 차리자'고 목소리를 냈어야 할 사람들이 부실로 팔리는 회사의 '현 경영진 임기 보장'을 요구하니 참 답이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자력에 의한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만큼, 역량 있는 민간 주인을 찾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판단한 회사다. 더 이상 '국민 혈세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경영진뿐만 아니라 근로자들 인식도 뼛속까지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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