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색점멸신호=서행, 몰랐나요?' 횡단보도 건너다 택시에 치인 여중생 끝내 숨져

황색 및 적색 점멸신호 관련 설명. 경찰청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택시에 치인 여중생이 치료를 받다 결국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3일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해당 사고로 다친 중학생 A양이 지난 9월 26일 숨졌다면서 사고를 낸 60대 택시기사 B씨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B씨는 추석 연휴였던 9월 11일 0시 4분쯤 서귀포 혁신도시 내 한 교차로에서 택시를 몰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학생 A양을 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양은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고 발생 보름 만에 사망했다.

사고 당시 횡단보도에는 신호등이 설치돼 있었으나 자정을 갓 넘긴 시각이라 황색 점멸 신호가 작동되고 있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황색 점멸 신호는 '서행'을 의미한다. 자정을 넘긴 심야 시간대에는 교통량이 적어 불필요한 신호 대기 시간을 줄여주고자 황색 점멸 신호가 작동되는 도로가 적지 않다.

점멸 신호는 황색 점멸 신호 외에도 적색 점멸 신호가 있는데, 이는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앞에서 반드시 '일시정지' 후 지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이들 점멸 신호에 대해서는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운전자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오히려 '신호 대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앞서 점멸 신호가 켜지는 심야에는 평소보다 속도를 내고 보행자와 다른 차량에 대한 주의를 덜 기울인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점멸 신호가 부적절한, 심야에도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 등에 대한 언론 보도도 지속해 이어지고 있다. 교통량은 고정돼 있지 않고 생물처럼 변화하기 때문.

또 최근 '보행자 우선' 취지의 도로교통법 개정이 이뤄진 만큼, 점멸 신호 제도 역시 보행자 안전을 강화하는 맥락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점멸 신호에 대한 운전자들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점멸 신호 자체가 효과를 내기 힘들고 오히려 이번과 같은 사고를 지속해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 역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