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 심화로 어느 때보다 중요한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됐으나 사생결단식 싸움만 벌인 정치권을 보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4일 열린 국감 곳곳에서 파행과 고성이 오가자 생활고에 허덕이는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국회는 이날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를 시작했다. 예상대로 여야는 서해 피격 사건과 관련한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 요구,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관련 갖가지 논란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 등 민감한 이슈를 둘러싸고 곳곳에서 정면 충돌했다. 또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예산 편성 논란 등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파열음이 나왔다한 더불어민주당의 피켓 시위와 국민의힘의 맞불 피켓 시위로 53분여 '지각 개의'했다.
회의 시작 전 민주당 의원들이 법사위 회의장 좌석에 배치된 노트북 뒤편에 '정치탄압 중단하라!'라고 쓰인 피켓을 붙이자 국민의힘 의원들도 '정쟁국감 NO 민생국감 YES'라고 쓰인 피켓을 노트북 뒤편에 붙여 맞섰다.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은 박진 장관의 국감장 퇴장을 놓고 여야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한 공방만 벌이다가 개의 30분 만에 정회했다.
박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를 주도한 민주당은 박 장관의 회의장 퇴장 및 장관직 사퇴를 요구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순방 외교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서라도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국 오전 10시 36분쯤 정회한 외통위는 이날 오후 2시 10분을 넘겨서야 비로소 회의를 열었으나 박 장관의 '사퇴 불가' 입장에 회의는 재차 파행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윤석열 정부가 거짓말로 너무 일관한다"고 한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국민의힘 행안위 간사인 이만희 의원이 이채익 위원장에게 "엄격한 주의를 시키셔야 한다"고 촉구하자,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이 '발언 통제'라며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버르장머리가 없잖아 지금"이라며 책상을 내리치기도 했다. 이에 이 의원과 김 의원이 설전을 주고받으며 갈등이 고조됐다.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는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의 일방적인 증인 채택에 항의하는 국민의힘과 주요 증인들의 불출석을 비판하는 민주당이 충돌하기도 했다.
국감 첫날 여야는 민생과는 상관없는 국감 초반 기선 제압이나 국정 주도권 다툼을 위한 사안 등을 놓고 날 선 기 싸움만 벌였다. 그런 가운데 고유가·고물가·고금리에 허덕이고 있는 서민들의 불만은 안중에도 없어 보였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국민들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애원하는데 국회는 기득권 지키기에만 열을 내고 있다"며 "소모적 기 싸움은 이번 국감 내내 지루하게 진행될 것 같아 민심의 분노는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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