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탈원전 청구서 보고도 원전 가동 발목 잡을 텐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청구서가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졌음에도 원전 가동 발목 잡기가 반복되고 있다. 울진 신한울원전 1호기 안전성 의혹 제기에 더해 경주 월성원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 등 현실과 다른 주장마저 나왔다. 원전의 안전 유지는 상식에 가깝다. 과도한 불안감 조성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정부의 원전 정책에 어깃장을 놓는 것으로 읽히는 데다 국론 분열로 이어질 개연성도 있어서다.

우선 조건부 운영 허가를 받은 신한울 1호기는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상업 운전이 불투명하다. 이마저도 올 3월로 예정된 게 거듭 지연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일부 위원들의 안전성 문제 제기 탓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문 정부 시절 구성된 인사들이다. 이들이 문제 삼은 건 PAR(수소 제거 장치) 안전 기준이다. 이미 12번의 보고와 3번의 심의를 거쳤다고 한다. 기준을 비현실적으로 높여 과도한 위험 상황을 가정해 검증을 반복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원안위는 지난해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과 항공기 테러에 대비가 없다는 등 이해하기 힘든 지적을 하기도 했다.

경주 월성원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 의혹 관련 보도 역시 발목을 잡는다. 경주 월성원전 1호기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돼 계속 동해로 흘러 들어가고 있고, 한국수력원자력은 사실을 알고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 외부 슬래브 누설은 지난해 12월 보수가 완료됐다는 반박이 즉각 나온다. 외려 인근 주민들이 불안감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태양광 시설 확충 등은 부실로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국가 에너지 시스템을 망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마당이다. 이 와중에 원전 가동을 건건이 발목 잡는 건 정책적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비칠 따름이다. 전기료 부담을 완화하려면 원전 가동 비중을 높이는 게 정상이다. 진영 싸움의 소재로 삼을 일이 아니다. 국민의 안온한 삶을 위한 식견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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