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협 조합원 대출 감소세…상호금융 역할 못 한다"

국감서 '조합원 홀대' 비판…5년간 대출 비중 3.9%p 줄고 비조합원은 2.2%p 증가
탈퇴 후 출자·배당금 미지급액 5년 동안 51% 증가한 677억원

'쌀의 날'을 맞은 18일 오전 경북 칠곡군의 한 논밭에서 농부들이 벼베기 작업을 하고 있다. 농업인의 노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이 제정한 '쌀의 날'이 8회째를 맞았지만, 경북지역 농민들은 우울한 심정이다. 물가급등 상황 속에서 쌀값만 폭락세를 보이기 때문. 이달 5일 기준 전국 산지 쌀값은 80㎏에 17만2,37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만3108원) 대비 22.7% 폭락했고, 7월 말 기준 전국 농협 쌀 재고량은 42만8,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달(23만7,000t) 대비 81%나 증가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농업이 대우받고, 농민이 희망이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함께하는 100년 농협'이라는 구호만 요란했다. 농협의 조합원 대출 비중이 다른 협동조합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되는 등 조합원 홀대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 조합원 대출 비중은 2017년 말 27.5%에서 올 상반기 23.6%로 3.9%포인트(p)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조합원에 대한 대출 비중은 40.0%에서 42.2%로 2.2%p 늘었다. 농협은 조합원간의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상호금융으로, 자금 과부족의 자체 해결을 원칙으로 하는 자주금융의 성격을 갖고 있는 호혜 금융의 일종이다.

특히 수협, 신협, 산림조합 등 전체 상호금융의 현황을 살펴봐도 농협의 조합원 대출 비중이 낮았다. 올해 6월 말 기준 상호금융 전체에서 조합원 대출 비중은 31.8%였다.

작년 말 금융감독원은 "비조합원 대출보다 조합원 대출을 우대하는 방식으로 예대율 산정방식을 개선하겠다"고 했으나 조합원 대출 비중 하락세는 바뀌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농협은 조합원이 탈퇴하면 돌려줘야 할 출자금과 배당금도 제때 돌려주지 않고 있었다.

역시 신 의원이 농협으로부터 받은 자료에서 누적 탈퇴 조합원 출자금·배당금 미지급액이 올해 6월 677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448억원보다 51%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조합탈퇴 등으로 인한 지분환급 중 소멸시효가 완성된 금액도 568억원에 달한다. 농협은 이중 112억원을 환급해 456억원을 귀속했다.

출자금은 2년, 배당금은 5년 내 청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신 의원은 "상호금융은 조합원 간 상호부조 차원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상호금융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농협의 소극적 대처로 탈퇴한 조합원의 출자금‧배당금을 돌려주지 않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별도 청구 없이 탈퇴 조합원이 자동적으로 지급받도록 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