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진정한 자치경찰제를 위한 제언

박동균 대구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박동균 대구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박동균 대구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무늬만 자치경찰제, 짝퉁 자치경찰제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자치경찰은 지난해 7월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현행 우리나라의 자치경찰제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을 분리하지 않고 사무만 구분해 국가경찰 사무는 중앙의 경찰청이, 자치경찰 사무는 시·도 단위의 자치경찰위원회가 지휘·감독하지만, 각각의 사무를 담당하는 경찰관의 신분은 모두 국가경찰로서 유지하는 일원화 모형을 운영하고 있다.

자치경찰은 아동·청소년·여성·장애인 보호, 교통지도·단속 및 교통사고 조사, 범죄예방과 생활안전 업무 등 지역 주민의 안전과 밀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자치경찰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되어 최고의 치안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자치분권의 이념을 실현할 수 있도록 자리매김해야 한다. 하지만 자치경찰제를 실제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한계점이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진정으로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한 자치경찰제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자치경찰을 운영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현재 전국의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에는 지방직 공무원과 경찰관이 같이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에는 업무량과 관계없이 경찰 정원 3명을 일률적으로 배정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자치경찰위원회는 추가로 정원 외 경찰관들을 파견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른바 비별도정원이다. 명실공히 자치경찰위원회는 법률상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교통 등 자치경찰 업무에 있어서는 시도 경찰청장을 지휘 감독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경찰 업무를 잘 알고 경찰청과의 유기적인 업무 협조를 위해서는 현직 경찰관들을 적정하게 배치하여 정책의 원만한 수립과 집행이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전국의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에 파견된 경찰관들은 언제 복귀해야 할지 모르니 업무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다. 파견 경찰관들의 현원 유지 및 정원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재원 확보 문제이다. 자치경찰제도를 설계할 때부터 재정 문제는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였다.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의 안전 확보에는 반드시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이다.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 아동 지킴이 사업, 교통사고 예방 및 단속 등 어느 하나 소홀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안정적인 자치경찰제 재원 마련을 위한 자치경찰 특별회계 신설이 필요하다. 또한, 교통 과태료와 범칙금 등 세원을 시·도로 이관하여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한 자치경찰 교부세 신설이 필요하다.

셋째, 국가경찰 소속인 현재의 파출소와 지구대를 자치경찰부 소속으로 변경해야 한다. 지구대와 파출소는 지역 주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역 순찰을 통한 범죄예방 등 자치경찰 사무를 주로 수행한다. 하지만, 파출소와 지구대가 국가경찰 부서인 112 치안종합상황실 소속인 관계로 자치경찰위원회와의 원활한 협조가 어려운 실정이다. 주민 밀착형 치안 서비스를 위해서 지구대와 파출소를 자치경찰부 소속으로 해야 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자치경찰제의 한계점을 하나씩 하나씩 수정해 진정으로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한국형 자치경찰제로 정착시켜야 한다. 자치경찰제가 비록 제도상의 미비점과 한계점을 안고 출범했지만, 결국 지방자치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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