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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속으로] 대구 주요 교차로가 범행 무대…'고의 추돌사고' 일당 162명 적발

주범 20대 2명 구속…5년 동안 보험금 9억7천만원 챙겨

대구경찰청. 매일신문DB
대구경찰청. 매일신문DB

지난 3월 대구경찰청 교통조사계는 죽전네거리, 감삼네거리 등 대구 도심 주요 교차로에서 비슷한 추돌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사고마다 동승자는 달랐지만 운전자가 같은 사고가 눈에 띄었다.

경찰은 해당 인물을 중심으로 사고 이력을 조회한 끝에 주범 2명을 보험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같이 범행에 가담한 160명을 줄줄이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에 신고되지 않은 사고에 대해선 보험사에 자료를 요청했다"며 "보험사 사고 이력에서도 특정 인물과 관련된 사고가 다수 발견되자 보험 사기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은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거액의 보험금을 챙긴 혐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로 A(29)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16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등학교 동창이거나 지역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2017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151회에 걸쳐 9억7천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2명이 많은 동승자를 태워서 범행하고, 동승자들이 또다른 범행에 나서면서 가담 인원이 불었다. 대부분 20대였으나 일부 10대 청소년도 포함됐다.

이들은 주요 교차로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1,2차로가 동시 좌회전하는 구간에서 1차로에 있는 차량이 유도선을 넘어오면 2차로에서 그대로 충돌하는 식이다. 우회전 도로나 직진 도로에서도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이 보이면 고의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 도로가 복잡하고 차량이 몰리는 동구 효목동 망우당고가차도, 북구 산격동 경대교, 경산 임당네거리 등도 이들의 범행 무대였다.

이들에게 보험 사기는 일상에 가까웠다. 직업은 대부분 무직이었고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다가 생활비가 모자라면 다시 범행에 가담했다. 범행 기간과 금액을 단순 계산하면 2~3개월에 한번씩 범행에 나서 640만원가량을 챙긴 셈이다. 타낸 보험금은 대부분 유흥비로 모두 사용했다.

보험사기는 전체적인 보험료의 동반 상승을 불러와 모든 가입자에게 동시에 피해를 입히는 악질 범죄로 꼽힌다. 일반적인 사기 범죄와 달리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에 따라 가중 처벌된다. 단순 보험사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고 상습범인 경우 2분의 1까지 형이 무거워 진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보험 사기로 취득한 금액이 5억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징역으로,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될 수 있다"며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평소에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안전운전 습관이 중요하고 보험사기로 의심되면 즉각 경찰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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