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대 받는 아동 늘지만…경북지역 위탁가정 태부족

학대 아동 8년 사이 5배 가까이 늘어
포항 피해 아동 300명 중 위탁부모는 고작 3명…위탁가정 지원 절실

원가정에서 분리조치돼 위탁부모와 새로운 가정을 꾸린 아이들이 경북가정위탁지원센터가 마련한 정서적 유대감 조성을 위한 문화활동을 하고 있다. 경북위탁가정지원센터 제공
원가정에서 분리조치돼 위탁부모와 새로운 가정을 꾸린 아이들이 경북가정위탁지원센터가 마련한 정서적 유대감 조성을 위한 문화활동을 하고 있다. 경북위탁가정지원센터 제공

경북지역에서 가정 내 폭력으로 분리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계속 늘고 있지만, 이들 아동을 받아줄 위탁가정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30일부터 1년 동안 두 번 이상 학대 신고가 이어지는 경우 피해 아동을 즉시 분리해 보호하는 '즉각분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원가정에서 분리 조치된 아동은 학대피해아동쉼터와 같은 전문 시설에서 보호하거나 일반 가정과 똑같은 환경의 위탁가정에 보호조치 되기도 한다.

보건복지부 '2021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적발 건수는 지난 2012년 6천403건에서 2020년 3만905건으로 무려 4.8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고립된 채 부모에게 학대받는 아이들이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지역에서는 9월 말 기준으로 올해에만 1천514건(포항 320건)의 아동학대 의심신고가 발생했다. 이중 경북가정위탁지원센터에 의뢰된 피해아동은 22명이지만, 정작 위탁가정에 연결된 아이는 포항지역 3명을 포함해 고작 6명에 그쳤다.

해당 법이 시행된지 약 10년 동안 경북지역에서 위탁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아이는 현재 568가구 710명이 전부이다.

이처럼 학대 피해 아동이 증가함에 따라 즉각분리가 필요하거나 중장기적인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보호할 위탁가정이 많이 필요해졌다. 하지만 정작 가정위탁제도가 잘 알려지지 않아 아이들이 보호받을 위탁가정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가정위탁은 학대 부모로부터 아이를 지켜내는 한편, 친부모와의 분리로 인한 아동의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안정적인 가정의 분위기 속에서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아울러 피해아동이 친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를 회복하고 어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새로운 가족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위탁 아동이 사회를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위탁부모들 또한 아동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끼고, 아이들의 상처가 회복되는 모습과 위탁가정의 가족구성원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더 큰 행복을 갖게 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위탁가정이 친부모의 빈자리를 대신해 더 큰 사랑을 채워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은주 포항시 교육청소년과 아동보호팀장은 "학대로 분리되는 아동 중 특히 영·유아는 여러 아동을 돌보는 시설보다 위탁가정에서 보호받는 것이 원부모로부터 분리된 직후 정서적 충격을 적게 받을 수 있지만 아이를 받아줄 위탁부모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아동시설로 보내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위탁부모 참여를 기다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위탁가정 활동을 원하는 경우 경북가정위탁지원센터(054-705-3600)에 문의하면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