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을 미끼로 피해자를 유인해 금품을 빼앗고 달아난 가해자를 신속하게 체포한 대구 중부경찰서 형사팀이 주목받고 있다. 중부서 형사들이 사건 발생부터 가해자 체포까지 걸린 시간은 단 2시간 30분이었다.
지난 9월 13일 오후 3시쯤 112상황실에 한 남성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폭행을 당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신고자의 말에 다급함을 느낀 중부서 형사 2팀 김준우 경위는 즉시 사건 현장으로 출동했다.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남성은 3명의 남성들에게 폭행을 당한 후 지갑과 금품을 빼앗겼다고 호소했다.
사건 발생하기 2시간 전 피해자 A씨는 SNS에 게시된 조건만남 글을 보고 가해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가해자들은 여성인 척 피해자를 속이고 인적이 드문 삼덕동의 한 원룸으로 유인했다. A씨가 원룸에 도착한 순간 계단과 주차장에 숨어있던 가해자들은 A씨를 마구 폭행한 후 지갑을 훔쳐 달아났다.
사건을 접수한 김 경위는 즉시 가해자들의 동선 추적에 나섰다. 때마침 A씨의 핸드폰으로 가해자들이 택시를 이용하려다 승인이 거부됐다는 문자 메시지가 날라왔다. 김 경위는 해당 택시 기사와 연락을 취해 서울로 향하는 가해자들의 도주 정황을 들을 수 있었다.
발 빠르게 대구역과 동대구역에 18명의 경력을 배치한 김 경위와 형사팀은 수색 30분 만에 동대구역에서 승차권을 발권하던 가해자들을 체포할 수 있었다. 신고 접수로부터 가해자 검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시간 30분. 도주하기 직전인 가해자들을 잡아 신속하게 사건을 종결 지을 수 있었다.
김 경위는 "20분만 늦었어도 가해자를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며 "택시 기사의 진술 확보부터 경력 배치까지 빠르게 이뤄져 쉽게 검거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 경위는 최근 들어 SNS를 통해 조건 만남을 유도하는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조건만남에 응하는 사람 또한 위법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쉽게 신고를 할 수 없다"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에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경위는 이번 사건의 공을 인정받아 경찰청장 표창장을 받았다. 김 경위는 "중부경찰서 형사과 직원들은 다양한 사건을 접하면서 고생을 많이 하는데 묵묵히 일하는 동료들을 대표해서 받은 거라고 생각한다"며 "항상 사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시민분들의 격려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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