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골프&]황 프로의 골프미학<3>‘혜성’ Tom Kim(김주형 프로)의 스타탄생과 씁쓸함

스타 탄생 이면에는 주니어 선수에 인색한 국내 골프장 민낯
경영수익도 중요하지만 골프 지망생들 육성 및 혜택도 신경써야

만 21세 이전에 시즌 2승을 달성한 김주형 프로(Tom Kim)가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프 우승컵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만 21세 이전에 시즌 2승을 달성한 김주형 프로(Tom Kim)가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프 우승컵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일곱 살에 본 (타이거) 우즈는 나의 별, 아직 갈 길 멀어"

2002년 6월21일생. 만 20세. 180cm, 95Kg의 한국 국적의 김주형 프로(Tom Kim)은 우상이자 21세기 최고의 골퍼 '살아있는 전설' 타이거 우즈를 능가했다. 만 21세 이전에 PGA 2승을 달성한 것. 김주형은 이미 프레지덴츠컵에서 이미 그 스타성과 상품성을 보여줬다. 인터내셔널팀으로 나선 그는 김시우 선수와 한 조를 이뤄 미국팀 패트릭 캔틀레이와 젠더 쇼플리 팀을 상대로 18번 홀에서 극적인 퍼트를 성공시키며, 역동적인 세리머니를 펼치며 팀에 활력을 불러 넣었다. 그 기운으로 지난주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18번 홀에서 무너진 패트릭 캔틀레이를 제치고 두달 전 윈덤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2승을 기록했다.

실력과 흥행성을 담보한 걸출한 스타가 탄생했다. 골프 스타의 탄생이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 지는 이미 LPGA 박세리 프로가 박세리 키즈와 골프산업의 급성장 등으로 보여줬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전해준 낭보이자 전 세계 골프팬들의 갈채를 한 몸에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김주형이 살아온 개인적 삶을 돌아보게 된다.

"꿈을 향해!". 다섯 살 때 나무 작대기로 스윙을 하고 있는 김주형 프로. 김주형 가족 제공

김주영은 2세 때부터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중국으로 간 이후 호주로 이민을 갔다. 골프에 자질을 보인 5세 이후에는 값비싼 그린피와 나이론매트에서 연습해야 하는 환경은 주니어 선수 부모로서 당연하게 우선적으로 고려한 선택임이 분명했다. 그는 호주, 필리핀, 중국, 태국을 전전하며 실전과 다름없는 잔디 훈련을 거듭했다. 한국의 골프 현실은 프로를 꿈꾸는 주니어들에게 가혹할 만한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기 때문. 재능과 열정은 뒷전으로 밀리기 마련. 이를 딛고 해외를 전전하며, 꿈을 이룬 김주형은 인간승리에 가깝다.

한국 골프장의 호황과 상술은 '전 세계 NO.1'이라는 외신들의 비아냥은 결국 골프 프로 지망생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비싼 그린피는 매일 필드에서 훈련을 거듭해야 하는 선수지망생들에게 큰 경제적 압박과 함께 기량 향상에도 방해되는 요소임에 분명하다. 프로를 꿈꾸는 주니어 선수들에게 인색한 우리나라 골프장의 처사는 선수들을 해외로 가라는 무언의 암시와 다를 바 없다는 점이다.

김주형의 스타 탄생은 우리나라 골프장에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 경영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꿈꾸는 주니어 선수들을 위해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는 것. 우리나라에서 자녀를 골프선수로 키우고 있는 부모들은 김주형의 만 21세 이전 시즌 2승 달성이라는 쾌거에 대해 "저 어린 나이에~~~~, 아이고 내 새끼"라는 정서적 공감대를 갖고, 기쁨을 함께 하고 있다. 그 정서의 밑바닥에는 "얼마나 고생했을까?"하는 동병상련의 마음도 있다.

'골프 스타'를 꿈꾸는 국내 주니어 선수들의 해외 훈련으로 인한 외화 유출도 막고, 국내 골프장에서 후원하고, 혜택을 준 선수들이 전 세계 톱 골퍼로 성장해 우승 소감을 통해 국내 특정 골프장이 언급하기를 바래본다.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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