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장] 파워풀 대구문화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공연문화전문가)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공연문화전문가)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공연문화전문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초대 수장(김정길)이 낙점되면서 대구문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문화의 밑그림을 그리게 될 8개 부서 조직개편안도,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안정적인 연착륙을 위해 산하 단체장 인선도 속도가 붙고 있다.

안갯속 같았던 신임 원장 인선에 진통도 따랐다. 통폐합이 결정된 문화단체 수장들은 줄사표를 던졌고 대구 문화계 시선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원장' 인선 절차에 쏠려 있었다.

그 사이 대구문화발(發) 카더라 통신 안테나 작동 소리도 들렸다. 서울 문화계 인사가 낙점됐다는 소문도 무성했고, 줄사표를 낸 대구 문화계 인사들 가운데 한 명이 거론되기도 했다. 대구문화 권력을 향한 잡음 안테나는 문화 인맥과 권력 주변으로부터 뒤집기를 해보려는 카더라 통신으로 요란했다.

돌아보면, 대구문화예술진흥원으로 쏠려 있는 무게감은 기대와 우려로 '파워풀'했다. 1차 공모 절차도 뜨거웠다. 학계, 문화계, 현장, 공무원 출신 등 알 만한 전문가들이 지원했다는 카더라 통신 전파는 심야 방송 안테나로 늘어났고 소문도 무성하게 들렸다. 1라운드를 싱겁게 끝내고 적격자가 없어 재공모에 들어가면서 "돌고 돌아 문화계 인사 그 사람이네"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뇌피셜 해석 번역기도 빠르게 작동되었다. 언론계, 문화계, 학계를 두루 거친 노장의 수장이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초대 원장으로 결정되면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노련한 정무 감각과 정치적 판단을 보였다. 한판 승부였다.

노장의 재등판으로 얻고, 아쉬운 게 있다. 안정성, 전문성, 균형 감각과 노련한 지역 정서 및 소통 감각은 수장만큼 적임자가 없다. 그러나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방향과 성공은 향후 대한민국의 문화정책과 방향을 읽을 수 있는 정치적 문화 얼굴이 될 수 있는 축소판이 되어야 한다.

다시, 파워풀 대구문화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균형과 문화 감각, 안정성을 기본으로 변화와 쇄신, 지원 육성이 따라야 한다. 노장의 재등판으로 안정된 대구문화 환경을 넘어 다시 파워풀한 대구문화로 진입할 수 있는 변화의 드라이브 방향을 보여주어야 한다.

대구문화는 이제 자부심이 되었다. 수도권 문화를 카피하고 재창작하는 시대를 넘어 지역 정서와 밀착되는 독창적인 지역 스토리 콘텐츠와 창작 공연이 개발되고 있다. 연극, 오페라, 뮤지컬 등의 장르에서는 양질의 작품도 생산적으로 늘어났고 경쟁력도 우수하다.

축제는 전국에서 독창적인 개최 효과로 대구 브랜드가 되었고 대구문화재단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육성으로 순수예술 분야의 작품은 안정적으로 다양화되면서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제는 우리 대구의 삶과 인물, 인생 이야기로 공감하니 웃고 우는 속도도 늘었고 '대명동에는 작가가 산다' 프로그램으로 지역작가 발굴도 늘고 있다.

대구문화의 변화를 초대 수장이 모르지 않을 것이다. 변화의 조각은 8개 산하 단체장의 인선에 달렸다, 또다시 카더라 통신 소리가 자동으로 요란하게 울릴지도 모른다. 만약, 인선의 정점(頂點)에서 카더라 통신이 현실화한다면 공정은 무너지고 대구문화의 혁신과 변화는 멀어지게 될 것이다. 문화정책, 연극, 오페라, 클래식 분야에서 현장과 소통될 수 있는 지역 출신의 유능한 전문가 발탁으로 또 한 번 민선 8기 새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은 파워풀 대구문화에 박수를 치고 공감할 것이다. 전문가 인선(人選)이 대구문화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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