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과 동등한 핵 전력을 우리나라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당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전술핵무기를 남한에 재배치하거나 미국과 핵 공유를 해야 한다는 등의 논의가 불붙는 양상이다. 북한이 올 들어서만 41발의 미사일을 쏘고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북핵 위협이 현실로 다가오는 데 따른 위기감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국민 절대 다수는 북한 핵 위협에 더 이상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13일 매일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대구경북 시도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이나 미군의 전술핵무기 재배치에 대한 찬성 의견이 이 여론조사에서 무려 77.1%로 나온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로 인해 핵 위협으로부터 국가 안보를 지킬 수단은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이 우리의 북핵 미사일 대응의 핵심인 한국형 방어 3축 체계를 사실상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니 국민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핵은 핵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군사 상식선에서 남한이 한국형 핵 공유와 미군 전략자산 한반도 상시 배치를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상황이 이리도 엄중한데 더불어민주당의 사고와 행동이 문재인 정부 때의 환상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 것은 개탄스럽다. 핵을 가진 북한을 우리 군사력만으로 상대할 수 없는 비대칭 전력 상황이 엄연한 현실인데 북한 눈치만 보면서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이나 비판하는 행태는 한가로워 보인다. 국가 위기 때에는 야당도 정쟁을 멈추고 중지를 모아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는 비록 말을 아끼고 있지만 확장 억제 강화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 "한반도 주변에 365일 핵이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핵심 당국자의 발언은 이 같은 맥락을 담고 있다. 아직까지는 전술핵 재배치나 핵 공유와 관련해 미국 조야에 부정적 기류가 있지만,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벌여 북핵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들을 지킬 수 있는 실효적 성과를 일궈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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