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제 위기 폭탄 우려되는 급증한 대구의 가계부채

10년 만에 '기준금리 3%'를 돌파한 급격한 금리 상승기를 맞아 대구의 가계부채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구의 가계부채는 2020년 74조6천억 원에서 올해 6월 81조8천억 원으로 2년 남짓 만에 7조2천억 원이 늘어났다. 증가율 역시 지난해 9.6%로 전국에서 세종(17%) 다음으로 높았다. 세종시가 공무원 등 주로 경제적 안정성이 높은 가계로 구성된 점을 감안한다면, 대구 가계부채의 심각성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대구의 가계는 가계대출 연체율, 가계대출 총부채상환비율(DTI), 다중채무자 비중 등 모든 지표에서 전국 평균보다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의 위험성은 부동산 시장의 악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2017년 1천790가구에서 올해 7월 7천523가구로 급증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2020년 38조8천억 원(전국 대비 5%)에서 올해 6월 44조2천억 원(전국 대비 5.3%)으로 5조4천억 원(13.9%)이 증가했다. 향후 상당 기간 금리는 계속 오르고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구의 가계부채 문제가 쉽사리 해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가정은 사회의 가장 중요한 기본 단위이다. 가계부채에 따른 가계 파산의 급증은 가정의 파괴로 이어지기 십상이고, 이는 되돌릴 수 없는 사회적·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가계부채 위기를 불필요하게 가중시키는 낡은 부동산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는 등 정책적 보완이 시급하다. 가계부채로 고통을 겪고 있는 많은 가정이 작금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경제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다면 건전한 경제주체로 재기할 수 있다. 사회적 안전망 확대와 함께 취약 계층에 대한 정책적 배려와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물론 자유민주주의는 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한다. 과도한 가계부채에 대한 1차적 책임은 개인 가계에 있다. 그러나 세계적 경제 위기를 맞아 어려움을 딛고 자립하려는 개인을 지원하는 역할은 국가의 사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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