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미 몰빵한 ‘카카오’…검은 월요일 맞을까?

15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에서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불로 현재 카카오톡, 포털사이트 다음 등 통신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일이 겁납니다. 진작에 손절할 것 그랬어요."
"이제 겨우 바닥 쳤나 했는데…"

16일 카카오 관련 종목 토론방에서 나온 말이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포함한 카카오 주요 계열사의 서비스가 먹통 사태를 빚으면서 카카오 주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이번 서비스 오류는 지난 4일 이후 11일 만에 또 발생한 데다 역대 최장 시간 서비스 장애였던 터라 '검은 월요일' 우려가 짙게 드리운 모습이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3일 11만4천500원에서 지난 14일 5만1천400원으로 55.1% 하락했다. 한 달 기준으로 봐도 카카오는 26.5% 하락했다. 카카오페이(-43.1%)·카카오뱅크(-34.7%)·카카오게임즈(-26.1%) 등 카카오 주요 계열사 주가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럼에도 이달 14일 기준 최근 1개월 동안 개인 투자자는 카카오 주식을 총 1천561억원이나 사들였다. 순매수 금액으로는 5위,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3위다. 같은 기간 외국인(564억원), 기관(987억원)이 순매도한 것과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미래 성장성은 있지만 지난해부터 주가가 줄곧 떨어지면서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마저도 위태롭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5일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오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에도 연쇄적인 파장이 일면서 카카오 계열사 전체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카카오의 대표 서비스인 카카오톡의 경우 텔레그램 등 다른 메신저로 갈아타는 이용자들이 벌써 늘고 있어 수익 모델에도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급락한 것도 카카오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14일(현지시각) 전날 대비 3.08% 급락한 1만321.39에 장을 마쳤다. 미국 기술주가 하락하면 같은 기술주인 카카오 주가도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심지어 '먹통 사태'가 벌어지기 전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20% 낮은 8만원으로 내렸고, NH투자증권은 11만원에서 7만8천원, 한화투자증권은 11만5천원에서 8만5천원으로 줄줄이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였던 만큼 이번 일로 '팔아라' 분위기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김성호 NH투자증권 WM사업부 차장은 "복구에 시간이 오래 걸린 데다 '보조서버 등 보완 장치가 마련됐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평판 등 악재가 불가피한 만큼 단기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 "국내에서 카카오의 입지에 비해 저가라고 생각하고 들어간 개인으로서는 이번 일로 위기감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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