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독점 서비스가 부른 카카오 대란, 보완책 마련해야

'카카오 대란' 사흘이 지나도록 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기실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카카오 서비스 대부분이 18시간 이상 작동하지 않거나 오류를 빚고, 사흘이 지나도록 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심각하다. 메인 서버 데이터를 통째 복사해 보유하는 '미러사이트'는 물론이고, 시스템 장애에 대비하는 백업사이트(핫사이트)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카카오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월간 카카오톡 사용자 수는 4천340만여 명이다. 택시를 호출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시장점유율이 90%에 육박한다. 카카오 먹통 사태 당시 시민들은 택시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자영업자들은 주말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아우성이다. 카카오 인증을 할 수 없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는 사람들도 많다.

'카카오'가 멈추면 대한민국이 멈춘다는 사실을 지난 주말 확인했다. 대한민국에서 '카카오'는 초연결 사회의 대표 서비스인 동시에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족쇄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 사회가 '카카오 서비스' 없는 '오프라인 중심' 세상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초연결 사회로 진행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그것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민간 기업의 사업에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카카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카카오처럼 국가 기반 통신망과 같은 위치를 점하고, 국민 절대다수가 이용하는 서비스라면 공적 플랫폼 역할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보완 및 대처가 가능하도록 사업 확장 규모 대비 안정성 투자, 시장점유율 등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카카오는 사업 확장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사고나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문제 발생 시 신속한 복구가 가능하도록 투자와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카카오는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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