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매일 매일’이 안전점검의 날

차호섭 안전보건공단 대구광역본부 경영총괄부장

차호섭 안전보건공단 대구광역본부 경영총괄부장
차호섭 안전보건공단 대구광역본부 경영총괄부장

"매월 4일은 안전점검의 날입니다."

산업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근로자뿐 아니라 이제 일반 국민들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말일 것이다. 안전점검의 날 행사는 안전에 대한 안일한 생각과 나쁜 습관을 개선하고 근로자와 국민의 안전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1996년 4월 4일을 시작으로 올해로 26년째 시행되고 있는 안전문화 캠페인이다. 그간 노사가 함께 참여하여 안전점검 및 캠페인을 실시하고 사업장 내 안전보건 수준 및 범국민 안전의식 향상 등 안전문화 확산에 일정 부분 기여하였다.

반면, 2022년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공식 통계 기준으로 아직까지 매년 약 830여 명의 근로자가 안타깝게도 일터에서 목숨을 잃고 있고 이천 화재 사고, 광주 학동 붕괴 사고 등 대형 참사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우리 지역인 대구경북에서도 지난해 총 81명(대구 31명, 경북 50명)이 산업재해로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그중 추락으로 인한 사망자가 37명으로 무려 46%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 사고의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안전관리 시스템의 부재와 함께 작업 현장 내 기본적인 안전 수칙 미준수와 작업 전 안전점검 미실시 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고들은 작업 전 안전점검과 기본 안전 수칙 준수만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인재에 가까운 안타까운 사고가 대부분이었음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안전이 문화로 산업현장에 완전하게 자리 잡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 하겠다.

특히, 지난 2019년 1월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모법(母法)이라 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전부개정에 이어 올해 1월에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등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각종 제도가 추가로 도입·시행되었음에도 아직까지 사업장 10곳 중 6곳은 최소한의 안전 조치도 지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 우리 지역인 대구경북의 현실은 어떠할까? 지역 내 소규모 건설 현장 패트롤(Patrol) 현장 점검을 나가 보면 아직도 현장에서는 작업장 내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지 않고 개구부 안전난간 미설치와 안전모 등 개인 보호구 미착용이 빈번하다. 점검반을 보고 나서야 부랴부랴 안전모를 착용하는 현장이 부지기수다. 심지어 영세 소규모 현장일수록 이동 통로 외 작업 발판 용도로 사용이 금지된 A형 사다리를 작업의 편의상 작업 발판으로 사용하는 등 현장 내 안전점검과 안전 수칙 준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불량 현장은 추락 사고가 나면 다른 현장들에 비해 사망 등 중대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추락 사고 위험이 높은 개구부에는 안전난간을 설치하고 A형 사다리 대신 이동식 비계 등을 사용해야 한다. 다소 번거롭고 귀찮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나와 동료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전점검은 반드시 지키고 실천해야 하는 일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고 했다. 미리 점검하고 조치하면 산업재해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안전한 일터 조성에는 지름길이 없다. 나와 내 동료, 나아가 내 가족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안전한 귀가를 위해 앞으로는 매월 4일이 아니라 '상시 안전점검'을 생활화하고 산업현장의 문화로 정착되도록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가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이제 '매일매일'이 안전점검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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